주택담보대출 규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자금조달 계획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KB국민은행이 자체적으로 주택구입자금 대출 한도를 다시 3억원으로 낮추면서다. 시장에서는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주택시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 갈아타기 수요 위축과 전세시장 불안으로까지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구입자금 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한다. 이주비와 집단대출, 정책금융상품 등은 제외되지만 일반 주택 매수자들의 자금조달 여건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은행권의 자율적인 대출 관리가 본격화할 경우 실수요자의 자금조달 환경이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상은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새 집으로 옮기려는 갈아타기 수요다. 기존 주택 매각대금과 주택담보대출을 합쳐 새 집 잔금을 마련하는 구조인 만큼 대출 한도가 절반으로 줄어들면 부족한 자금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미 계약을 체결했거나 잔금을 앞둔 실수요자들도 대출 가능액이 예상보다 줄어들 경우 자금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특히 갈아타기 수요는 기존 주택 매도와 신규 주택 매수 일정이 맞물려 움직이는 만큼 연쇄적인 거래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기존 집을 사려던 매수자가 대출 부족으로 계약을 미루면 다시 상위 거래까지 영향을 받는 구조여서 거래 회전 속도 자체가 둔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시장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정부 규제로 이미 고가 주택의 대출 여력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이번 조치는 15억원 이하 실수요 시장의 자금조달 부담을 한층 키우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북권은 실수요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 대출 규제의 영향을 직접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5억~7억원대 아파트를 보러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을 전제로 자금계획을 세우는데 한도가 3억원으로 줄면 자기자본을 더 마련해야 한다. 당장 계약을 포기하기보다는 '조금 더 기다려 보겠다'며 관망하는 문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대출 여력이 줄어든 실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존 서울 외곽이나 경기 남부를 검토하던 수요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외곽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자금 마련이 어려운 실수요는 매수를 미루고 전세시장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 감소와 갱신계약 증가로 전세시장의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매수 대기 수요가 임대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전셋값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출이 부족해 집을 사지 못하는 수요는 결국 전세나 월세시장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는 부천과 시흥, 안산, 인천, 오산, 양주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낳을 수 있다. 결국 매매시장 규제가 수도권 외곽과 임대차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 불안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은행 대출총량 관리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울 중하위 지역과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경우 일부 거래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자산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과 전월세 매물부족에 따른 일부 임차인들의 매수 움직임 전환 발생 등으로 큰 하락 전환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