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쿠팡 개인정보 유출, 한미 통상 갈등으로 번졌다…美하원 "한국 규제 차별"

  • 美하원 법사위, 한국 정부 규제 집행 문제 제기

  • 쿠팡 조사·형사책임 언급 두고 "미국 기업 차별" 주장

  • 개인정보 보호 vs 외국기업 차별 규제 논란 확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한·미 통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에 따른 기업 책임론이 제기됐다. 그러나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한국 당국의 조사와 제재가 미국 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미 하원 법사위는 1일(현지시간) 한국의 미국 기업 규제 문제를 다룬 중간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한국 당국이 쿠팡의 미국 모회사인 쿠팡Inc.를 비롯한 미국계 기업을 과도하게 압박해왔다”고 지적했다. 조사와 벌금, 형사책임 가능성 언급 등을 통해 경쟁을 제한했다는 주장이다.
 
보고서의 핵심은 쿠팡의 정보 유출 책임을 부정하는 데 있지 않다. 미 하원은 사고 이후 한국 측 대응이 규모에 비해 지나쳤다고 문제 삼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전직 직원이 고객 정보에 무단 접근한 사실을 당국에 신고했다. 이후 자체 조사 과정에서 실제 유출 규모가 당초 우려보다 작았다고 설명했다.
 
미 하원은 이후에도 한국 당국이 쿠팡을 상대로 광범위한 조사를 이어갔다고 봤다. 보고서는 수십 건의 조사와 수천 건의 자료 제출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임직원을 상대로 한 대규모 조사도 진행됐다고 적었다. 또 경영진에게 형사책임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과도한 압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가장 논란이 큰 대목은 국가정보원 관련 내용이다. 보고서는 국정원이 쿠팡 측에 중국 상하이에서 전직 직원 관련 장비와 진술서를 회수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강에 버려진 노트북을 찾기 위해 잠수부를 동원하도록 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국정원은 이후 “쿠팡에 지시한 적이 없다”며 관여 사실을 부인했지만, 미 하원 보고서는 쿠팡 측 문서와 증언이 국정원 해명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국내적으로는 고객 정보 유출이 소비자 피해와 직결된다. 기업 책임과 이용자 보호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쟁점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정당한 법 집행인지, 특정 외국 기업을 겨냥한 과도한 조치인지로 좁혀지고 있다.
 
미 하원은 이번 사안을 온라인 플랫폼과 기술기업 규제 문제로 확대했다. 보고서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국내 규제기관이 미국 기업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와 제재를 반복해왔다고 주장했다. 구글과 넷플릭스 등 미국 기술기업이 한국에서 각종 조사를 받아왔다는 점도 함께 거론했다.
 
미 하원은 한국의 규제 방식이 외국 기업의 시장 경쟁을 어렵게 만든다고 봤다. 보고서는 한국 당국이 경쟁법과 디지털 규제를 활용해 자국 기업을 보호하고, 미국 기업에는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왔다고 주장했다. 쿠팡 사태를 개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아니라 한국 시장의 규제 환경 문제로 해석한 것이다.
 
한국 당국의 조치가 쿠팡 투자자와 플랫폼 입점 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쿠팡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이 적지 않은 만큼, 한국의 규제 집행이 미국 기업과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미 하원이 이번 사안을 통상 문제로 연결하는 배경이다.
 
이번 사안이 통상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커졌다. 미 하원 법사위는 한국의 조치가 한·미 간 통상 합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가 쿠팡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규제 체계를 문제 삼으면서 향후 통상 협상이나 온라인 플랫폼 논의에서 쟁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쿠팡은 “하원 법사위 조사로 이어진 상황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쿠팡이 다시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양국에 이익이 되는 무역과 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건설적 해결책을 찾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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