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영장청구권까지 손댄 형소법 개정안…법조계 "위헌 소지·독소조항"

  • 경찰 신청 범위로 제한…헌재 판단·법무부 의견과 충돌

  • 시민 구성 공소심의회·중대 위법수사 공소기각도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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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GPT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로 제작한 가상 이미지입니다. [사진=챗GPT]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전면 개정안을 두고 법조계에서 검사의 헌법상 영장청구권과 기소권까지 제한하는 '독소조항'이 담겼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 폐지를 넘어 영장청구권 행사 범위를 법률로 제한하고, 일반 시민이 중요 사건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용민 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 12명은 지난달 26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현행 493개 조항 가운데 106개 조항을 손질하는 전면적인 개정안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수사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검사의 영장청구권 행사 범위를 제한하고, 공소심의회를 신설하는 등 기소 절차에도 큰 변화를 담았다.

법조계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검사의 수사 단계 권한이라 볼 수 있는 영장청구권 제한이다.

개정안은 검사가 사법경찰관이 신청한 범위에서만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 청구와 사법경찰관 신청에 따른 청구를 모두 인정하지만, 개정안은 사실상 영장청구권 행사를 경찰 판단에 종속시키는 구조다.

이는 헌법상 권한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법무부 장관과 검사 등이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에서 검사의 수사권은 법률상 권한이지만, 영장청구권은 헌법상 권한이라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는 헌법이 보장한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법률로 제한할 경우 위헌법률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실제 법무부도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헌법상 권한인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법률로 제한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입법은 헌법상 영장주의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소심의회 신설 역시 대표적인 논란거리 중 하나다.

개정안은 각 지방법원에 일반 시민 9명으로 구성된 공소심의회를 설치해 검사의 기소·불기소 처분을 심의·의결하도록 했다. 심의회가 검사의 불기소 처분과 달리 기소가 필요하다고 의결하면 법원이 지정한 변호사가 공소를 제기하고, 반대로 불기소를 의결하면 새로운 중요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 한 검사는 같은 사건을 다시 기소할 수 없도록 했다.

법조계는 중요 사건의 기소 여부는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인 만큼 일반 시민에게 결정권을 부여하는 것은 형사사법 체계를 흔드는 위험한 실험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양홍석 변호사는 "공소 제기는 증거와 법률에 대한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한데, 일반 시민에게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설명 방식이나 분위기에 따라 결론이 좌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중대한 위법 수사'가 있을 경우 법원이 공소기각을 선고하도록 한 조항도 논란이다.

개정안은 중대한 위법 수사가 인정되면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도록 규정했지만, 정작 중대한 위법 수사의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법조계는 판단 기준이 불명확하면 별도의 위법성 판단 절차가 반복돼 재판이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위법 수사 여부를 먼저 확정해야 공소기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본안 재판이 수년간 중단되는 실무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검찰 개혁의 마지막 단계로 추진되는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앞서 정부는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을 통해 보완수사권 존폐 등을 검토했지만, 별도의 정부안을 제출하지 않고 국회 논의를 존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 입법 논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범여권은 개정안을 통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검찰 권한을 축소해 공정하고 책임 있는 형사사법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헌법상 영장청구권 제한 여부와 공소심의회 도입, 중대한 위법 수사 공소기각 조항 등이 법안 심사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형사사법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인 만큼 충분한 법리 검토와 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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