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유럽연합(EU)이 격화하는 무역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10월까지 가시적인 성과 도출을 목표로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유럽이 중국의 과잉생산과 무역 불균형을 문제 삼으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양측이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겠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로이터 등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장관과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제1차 EU-중국 무역·투자 메커니즘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고 모든 것을 다 원만히 마무리할 수는 없다"면서도 "오는 10월까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EU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는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과 시장 접근성 문제 등을 놓고 10월까지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읽힌다. 중국은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을 오는 10월 베이징으로 초청해 후속 장관급 회의를 열기로 했다.
실제 EU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EU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3600억 유로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고, 올해 1~4월 무역적자도 전년 동기 대비 10% 확대됐다.
이날 EU와 중국은 회의 후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이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측은 무역·투자 균형, 수출 통제, 지식재산권,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 네 가지 분야를 중점 협의 분야로 정해 실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으며, 올 가을 다시 장관급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양측은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의 수출 통제와 시장 접근, 무역 데이터 교환, 무역 마찰 공동 관리 체계 구축 등에서도 협의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EU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과잉생산 문제를 정조준하며 대중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열렸다.
EU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내달 1일부터 수입산 철강 관세를 인상하고 무관세 수입량(쿼터)은 절반가량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 쿼터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과잉생산 도구' 개발도 추진 중이며, 중국산 순수 전기차에 이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에도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다만 EU도 딜레마에 놓여 있다. 중국에 대한 무역 장벽을 높일 경우 중국의 맞대응이 불가피하고, 이는 유럽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EU는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도 제재보다는 협상을 통한 해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은 EU가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30일 "유럽은 표면적으로는 중국과 대화를 이어가면서도 뒤에서는 새로운 보호무역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며 "이는 긴장을 고조시킨 뒤 양보를 얻어내려는 미국식 협상 방식을 따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EU의 무역 불균형은 중국이 아니라 유럽 내부의 투자와 혁신, 생산성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중앙TV(CCTV)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도 앞서 27일 "만약 EU가 협상을 단순한 형식적인 절차로만 여긴다면 중국은 미·EU 경제·무역 관계의 추가적인 악화, 심지어는 교착 상태에 빠지는 상황에도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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