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 한 달 만에 8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출시 전부터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만큼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정작 공격적으로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기대와 다른 모습입니다.
상장 후 한달간 8조 유입…개인 9조 순매수
2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총 8조312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흥행은 자금 유입 순위에서도 확인됩니다. 최근 한 달 자금 유입을 살펴보면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2위·2조7512억원),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3위·1조9119억원)를 비롯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4개 상품이 10위권에 올랐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더욱 공격적이었습니다. 이 기간 개인은 9조7014억원을 순매수했는데, 같은 기간 ETF 전체 개인 순매수(13조9310억원)의 69.6%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외국인 순매수(1조2910억원)와 비교하면 약 7.5배에 달합니다. 사실상 개인 자금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집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견됐던 흥행…최근 수익률은 '파란불'
하지만 최근 수익률을 들여다보면 개미들의 투자 여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지난 일주일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인버스 제외)의 평균 수익률은 -17.35%를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정을 받으면서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손실 폭이 더욱 확대된 것입니다.
업계 "레버리지 ETF, 시장 변동성 확대"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레버리지 ETF 상장 전부터도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평균 53으로 상시적 고변동성 국면에 진입했었으나 지난달 27일부터 지금까지 한달간 VKOSPI는 81을 돌파했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코스피200 지수 비중은 65%를 상회하므로 특정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지수 영향력은 해외보다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이 발달한 미국에도 수백 개의 레버리지 상품이 거래되고 있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엔비디아도 레버리지 ETF가 나올 당시 지수 비중은 2~3%에 불과했고 현재도 8% 수준"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코스피200 대비 65% 수준이며 MSCI KOREA(EWY.US) ETF 대비해서도 절반에 육박하므로, 단일종목의 변동성 확대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 만큼 더 커지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일 평균 회전율 100%↑…단타 집중
실제 거래 양상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합니다. 상장 이후 이달 25일까지 회전율을 분석한 결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인버스 제외)의 평균 일일 회전율은 67.6%로 집계됐습니다. 하루 평균 상장좌수의 약 3분의 2가 거래됐다고 이해할 수 있으며,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특히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15.4%),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115.0%),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105.8%),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101.9%) 등 거래량 상위 4개 상품은 평균 일일 회전율이 모두 100%를 웃돌았습니다. 이는 하루 동안 거래된 물량이 상장좌수를 넘어섰다는 의미로, 동일한 ETF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손바뀜되며 단기 매매가 집중됐음을 보여줍니다.
이틀에 한번 변동률 10% 상회…"당분간 지속"
가격 움직임도 극심합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경우 평균 일일 변동률이 11.71%를 기록했습니다. 상장 이후 21거래일 가운데 11거래일에서 10%를 넘어선 것으로, 이틀에 한 번꼴로 두 자릿수 변동성을 기록한 셈입니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평균 일일 변동률은 10.74%를 기록했으며 21거래일 중 10거래일이 10%를 웃도는 변동률을 보였습니다. 20% 이상 움직인 날도 세 차례에 달했습니다.
금융당국도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당분간 개인 투자자 중심의 자금 쏠림이 이어지면서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반도체 대형주 집중형 ETF 시장이 급성장했다"며 "ETF 수급 쏠림이 강화될수록 시장 변동성 확대와 더불어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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