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선 피격에 IMO 철수작전 중단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화물선 피격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 지점은 오만 다히트항 남동쪽 7.5해리 해상이었다. 이 선박은 선체 오른쪽에 발사체를 맞았다. 조타실은 파손됐지만 인명 피해나 환경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영국 해양 위기관리 업체 뱅가드와 해상 안보 소식통들은 피격 선박을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러블리호로 파악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했다. WSJ은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에버러블리호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공격에는 자폭형 드론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도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공격 주체가 이란”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란의 공식 반응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피격 사건은 IMO의 철수작전 중단으로 이어졌다. IMO는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 남아 있던 선박 수백 척과 선원 1만1000명을 대피시키는 계획에 착수했다. IMO 초기 집계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5일 오전까지 이 계획에 따라 선박 57척과 선원 약 1100명이 해협을 빠져나갔다.
이란 지정항로 압박…통행료·수수료 갈등 재부상
이란은 같은 날 자국이 승인한 지정 항로 이용을 압박했다. IRGC는 이 경로를 이용할 때만 안전한 통과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정 항로를 지키지 않는 선박에는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영국 해상보안업체 앰브리는 “IRGC가 같은 날 파나마 선적 선박 2척에 항로 변경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가 세운 페르시아만해협청(PGSA)도 같은 입장을 냈다. 해협청은 지정 구역 밖 항로를 이용하면 운항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승인 항로에서 사고가 나면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도 했다. 배상도 어려울 수 있으며 책임은 선주와 운영사, 선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통항은 MOU 체결 이후 일부 늘고 있었다. 해상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 동안 선박 131척이 해협을 통과했다. 23일 하루에는 39척이 지나갔다. 그러나 이번 피격으로 선박 운항과 보험 처리, 에너지 수송 차질 우려가 다시 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핵심 통로다. 통항 정상화가 늦어지거나 이란의 지정 항로 통제가 강화되면 에너지 공급 불안은 다시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되면서 화물선 피격 소식 이후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갈등은 통항 안전을 넘어 비용 문제로 번지고 있다. 쟁점은 누가 해협을 관리하고 비용을 받을 수 있느냐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이날 바레인 마나마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및 걸프 지역 외무장관들과 회의한 뒤 “향후 관련 조치에 통행료 부과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도 “국제수로 이용에 특정 국가가 비용을 부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이란 측 입장과 배치된다. 이란은 직접적인 통행료가 아니라 안전, 항행, 환경, 보험 서비스 제공에 따른 수수료 명목으로 비용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란은 이 같은 비용 부과 구조를 통해 관련국들이 연간 400억달러, 우리 돈 약 62조원 규모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과 오만은 앞서 고위급 회담 직후 공동성명에서 호르무즈 통항 서비스 요금 문제를 공동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오만은 이를 선박 통행 자체에 대한 통행료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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