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직 전 국회의원의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채용 과정에서 부정 청탁이 있었다는 의심은 들지만, 이 전 의원이 인사담당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토교통부 전 직원 자녀 채용과 관련한 뇌물공여 혐의도 이 전 의원의 개입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5일 업무방해·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김유상 전 이스타항공 대표도 무죄가 확정됐다.
업무방해 혐의를 받은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에게는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됐다. 자녀 채용을 청탁하고 이스타항공 운영상 편의를 봐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토부 전 직원 정모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방해죄의 위력과 방해, 뇌물공여죄 성립,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전 의원과 최 전 대표, 김 전 대표는 2015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이스타항공 정규직 채용 과정에서 청탁받은 지원자 147명을 합격시키도록 인사 담당자들에게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가운데 최종 합격자는 76명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서류 합격 기준에 미달하거나 지원서를 내지 않은 응시자, 어학 성적을 갖추지 못한 지원자 등을 서류전형과 면접 등 채용 단계마다 합격시키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봤다.
이 전 의원 등은 2016년 7월께 국토부 소속 공항출장소 항공정보실장이던 정씨로부터 항공기 이착륙 시간인 슬롯 배정 등 편의를 받는 대가로 정씨 자녀를 이스타항공 정규직으로 채용한 혐의도 받았다. 정씨 딸은 공인 외국어 시험 성적을 갖추지 못해 서류심사에서 두 차례 탈락했지만, 재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이 전 의원의 업무방해·뇌물공여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4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최 전 대표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김 전 대표에게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정씨에게는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은 이 전 의원과 김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이 인사 담당자에게 채용과 관련해 직접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고,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이나 행동을 했다고 볼 정황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인사 담당자들이 압박감을 느꼈다는 사정만으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 행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지원자 평가 점수 조작이나 순위 변경을 지시·강요한 사실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2심은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서도 이 전 의원이 정씨 자녀 채용을 보고받거나 지시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정씨 자녀 채용은 최 전 대표의 일부 관여만 인정됐고, 이 전 의원의 공모관계는 인정되지 않았다.
다만 최 전 대표에 대해서는 특정 지원자 채용 과정에서 일부 위력 행사가 있었다고 보고 업무방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형량은 1심의 징역형 집행유예에서 벌금 1000만원으로 낮췄다.
정씨에 대해서는 자녀 채용이 뇌물 성격을 갖는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보고 뇌물수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형량은 1심보다 줄어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이 전 의원은 이번 사건과 별개로 이스타항공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2023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을 확정받아 복역 중이다. 올해 4월에는 타이이스타젯 설립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로 징역 2년이 추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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