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은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소비자를 대신해 탐색하고 비교하며 구매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승준 신세계I&C AX센터 AX추진팀장은 25일 열린 '제17회 소비자정책포럼'에서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에 맞는 유통산업의 변화와 소비자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 팀장은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의 기업·소비자 정책 방향'을 주제로 한 세 번째 기조 강연에서 생성형 AI 발전이 소비자의 구매 방식과 유통산업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생성형 AI 등장 이후 기술 발전과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일상적인 기획이나 디자인 업무 프로세스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소비자의 의사결정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AI 커머스는 앞으로 하나의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특히 쇼핑 구조의 변화를 경고했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구매 주도권을 쥐게 되면 유통사나 이커머스는 단순 수행 인프라로 전락할 수 있다"며 "과거 인터넷과 모바일로의 전환이 매출 격차를 만들었다면, AI 도입 실패는 기업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것"이라고 짚었다. 향후 유통업계 경쟁 역시 '고객이 어디를 방문하느냐'보다 'AI가 무엇을 추천하느냐'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러한 유통 환경 변화에 발맞춰 기업들의 대응 방식도 다각도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기존의 사람 중심 데이터를 AI가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작업이 현장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밖에 글로벌 AI 플랫폼 알고리즘에 자사 상품을 노출하기 위한 연계 작업, 기존 시스템에 AI를 접목해 원가를 낮추려는 흐름 등이 뚜렷하게 관측된다.
이 팀장은 AI 기술을 실무에 적용한 구체적인 사례도 소개했다. 신세계I&C의 무인매장 기술을 리팩토링한 셀프체크아웃 솔루션은 AI가 CCTV 영상을 분석해 고의나 실수로 바코드를 찍지 않는 '미스캔'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한다. 더불어 일일이 상품 바코드를 찍지 않고 바구니에 담아놓는 것만으로도 컴퓨터 비전 기술로 인지해 자동 결제하는 차세대 계산대 기술은 실제 기업 현장에 도입되어 활용 중이다. 대형마트에서 경험이나 감에 의존하던 신선식품 마감 할인 역시 날씨와 판매 데이터 등을 AI가 학습해 최적의 할인율을 제안함으로써 폐기량을 줄이고 있다.
다만 이 팀장은 기술 발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짚었다. AI가 소비자의 구매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만큼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신뢰 기반의 정책과 인프라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에는 플랫폼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공급자 데이터의 신뢰성, 소비자의 위임 통제권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며 "플랫폼은 추천 기준과 상업적 광고 여부를 명확히 고지하고, 공급자는 AI가 학습할 데이터의 정확성과 최신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기술 혁신과 함께 소비자 신뢰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기업이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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