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 "28년 매출 80%는 로보트럭"…韓 다음은 해외

  • 자율주행 SW 공급이 핵심…택시보단 화물 '미들마일' 3배 커

  • 국내 대규모 상용화 먼저…올 하반기 택시·화물 상용화 속도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 사진남궁진웅 기자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 [사진=남궁진웅 기자]

"2028년에는 전체 사업 매출 중 80%가 로보트럭, 20%가 로보택시에서 나올 것으로 봅니다. 먼저 한국에서 대규모 상용화를 이룬 뒤 2028년 이후 해외로 진출하는 게 목표입니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는 최근 서울 영등포 사무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로보택시와 로보트럭 모두 같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를 기반으로 하지만 시장 규모, 수익성을 고려하면 당분간 로보트럭 매출 비중이 더 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18년 설립된 라이드플럭스는 국내 대표 자율주행 SW 기업이다. 박 대표는 로봇을 연구하던 공학자였고,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 과정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차량에 적용하는 연구를 했다. 당시 해외에서는 오로라, 뉴토노미 등 자율주행 스타트업 창업이 이어졌는데 국내에서는 관련 움직임이 더뎌 라이드플럭스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박 대표가 주목한 건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 무대가 개인용 승용차보다 로보택시, 로보트럭 같은 서비스 차량에서 먼저 열릴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는 "레벨4는 서비스 차량에 적용해야 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해 라이드플럭스를 만들게 됐다"면서 "딥테크 회사로서 SW 중심으로 개발을 이어가려면 좀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회사의 주력 수익 모델은 로보택시·로보트럭 운영사에 자율주행 SW를 공급하고 정기적으로 이용료를 받는 것이다. 고객사는 보유 차량에 라이드플럭스 SW를 적용해 운영 비용을 줄이고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차량을 24시간, 주 7일 운영할 수 있어 같은 자산으로 더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라이드플럭스로서는 차량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SW 개발과 공급에 집중하기 때문에 자산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확장성을 도모할 수 있다.
 
박 대표는 2028년 기준 로보택시와 로보트럭 매출 비중을 2대8 수준으로 예측했다. 국내 택시 시장은 연간 약 9조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화물은 물류센터와 물류센터를 잇는 미들마일(중간 물류) 시장만 해도 약 31조원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그는 "공통 SW로 양쪽 사업을 모두 추진하지만 매출 규모는 자연스럽게 로보트럭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먼저 한국에서 로보택시·로보트럭의 대규모 상용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한국 시장에 먼저 집중하는 것이 맞다"며 "2028년 이후에는 동남아 등 한국과 도로 환경이 유사하고, 이륜차와 기상 변화가 많은 지역에서 경쟁력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데, 조달 자금은 국내 대규모 상용화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안정성 향상이다. 차량에 탑승하는 안전요원 대신 소수 관제 요원이 다수 차량을 운영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검증 체계와 인프라를 확장해야 한다. 박 대표는 "결국 무인화가 돼야 대규모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안전요원이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는 사업을 키울수록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안정성은 수백 번, 수천 번 주행해도 예외 상황에서 사고 없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을 뜻한다. 박 대표는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 차를 믿고 탈 수 있을 만큼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며 "드물게 발생하는 에지 케이스까지 데이터와 검증 체계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량 내부에도 제동, 통신 등 핵심 장치를 이중화해 하나가 고장 나도 다른 장치가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 사진남궁진웅 기자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 [사진=남궁진웅 기자]

 
라이드플럭스는 올해 4분기께 서울 상암에서 운전석에 안전요원이 탑승하지 않는 로보택시 서비스 론칭을 준비 중이다. 초기에는 일반 시민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형태를 검토한다. 박 대표는 "해외에서는 이미 무인 로보택시가 상용화됐지만 한국에는 아직 사례가 없다"며 "이제는 운전석에 안전요원이 없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물 분야에서는 하반기 중 미들마일 유상 운송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고객사와 노선, 차량 투입 대수 등 구체적인 부분을 협의 중이다. 현재 논의 중인 곳까지 포함하면 고객사는 이미 10곳을 넘는다. 화물 분야에서는 물류회사를 중심으로 많은 기업이 관심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처음부터 자율주행 차량이 대거 투입되진 않고 소수 차량과 정해진 노선에서 시작한다. 이후 내년에는 최대 30대 수준으로 점차 확대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라이드플럭스가 가진 차별점으로 자본 효율성을 꼽았다. 글로벌 빅테크와 해외 자율주행 기업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기술을 고도화했지만 라이드플럭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을 활용해 무인화 단계에 도달했다. 그는 "해외 선도 기업보다 후발 주자인 건 맞지만 같은 기술적 성과 등을 훨씬 적은 자본으로 달성하고 있다"며 "대규모 상용화가 본격화하면 기업가치 재평가, 시장 내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술력 역시 강조했다. 실제 라이드플럭스는 지난해 미국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가 개최한 카메라 기반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글로벌 기업·연구기관과 경쟁해 3위에 올라 기술 경쟁력을 입증해 보였다. 박 대표는 특정 요소 기술에서는 오히려 글로벌 기업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것도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내 규제가 자율주행 상용화를 가로막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한국은 자율주행 관련 제도를 비교적 미리 마련해 온 편"이라며 "규제 때문에 기술이 막혀 있기보다 자본 투입과 기술 검증에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율주행은 대표적인 피지컬 AI 분야이자 국가 경쟁력이 필요한 산업"이라며 "한국에서도 무인 자율주행이 대규모로 운행되는 모습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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