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협상에 이스라엘 자산 '역풍'…증시 12%·셰켈 5% 급락

  • 전쟁 기간 급등했던 주식·통화 되돌림

  • "합의가 장기 안보 개선 못 한다" 우려 확산

  • 레바논 완충지대·美와 관계 악화도 부담

2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친이스라엘 성향의 유대계 온라인 언론사 ‘유대인 뉴스 신디케이트’JNS 국제정책 정상회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친이스라엘 성향의 유대계 온라인 언론사 ‘유대인 뉴스 신디케이트’(JNS) 국제정책 정상회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진전되면서 이스라엘 금융시장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쟁 기간 안보 개선 기대를 반영해 급등했던 주식과 통화가, 평화 합의 이후 이스라엘의 전략적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되돌림 장세에 들어간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대표 주가지수인 텔아비브35(TA-35) 지수는 이달 들어 달러 기준 12% 넘게 하락했다. 주요국 증시 벤치마크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이다. 월간 기준으로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전쟁이 시작된 2023년 10월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가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셰켈화도 약세를 보였다. 셰켈화는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에 들어간 이후 이달 들어 달러 대비 약 5% 하락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이다.
 
이스라엘 자산은 전쟁 기간 강세를 이어왔다. 2023년 11월부터 이달 초까지 셰켈화는 달러 대비 42% 올랐고, 같은 기간 이스라엘 증시도 4배 가까이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안보 환경이 개선되고 기술 중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투자자들은 이번 합의가 이란과 친이란 세력을 충분히 약화시키지 못한 채 이스라엘의 군사적 선택지만 제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 대형 은행 하포알림은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에 부상하는 합의는 이스라엘의 장기 안보 여건을 개선하지 못하는 것으로 현지 투자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합의가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 초기 형성됐던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레바논 문제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응하기 위해 레바논 접경 지역에 약 10㎞ 폭의 완충지대를 확보한 상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2일 “레바논뿐 아니라 시리아와 가자지구에서 장악한 지역도 시민 보호를 위해 필요한 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의 협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2월 미국과 함께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했지만, 후속 평화협상은 미국과 이란, 중재국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협상 개시 이후 레바논 내 공격이 이어질 때마다 이란은 회담 중단을 거론했고,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사이의 긴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관계 악화도 셰켈화 약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피오트르 마티스 인터치캐피털마켓츠 외환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관계 악화가 셰켈화 차익 실현을 부추긴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을 구조적 위기보다는 단기 차익 실현으로 보고 있다. 로넨 메나헴 미즈라히테파호트은행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 자산이 지난 1년간 크게 올랐기 때문에 최근 상황이 차익 실현 기회를 제공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쟁 비용과 안보 불확실성을 시장이 뒤늦게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라파엘 고즐란 IBI인베스트먼트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이란과 그 대리세력과의 전쟁이 영구적으로 끝난 것이 아니며, 이것이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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