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50억 클럽' 곽상도 항소심, 9월 1일 첫 정식 공판...증거 능력 놓고 정면충돌

  • 재판부 "새 증거보다 원심 판단 부당성에 집중"...검찰에 요구

  • 곽상도 "檢 조서 위법...증거 배제해야"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아들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항소심 재판이 오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23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에서는 곽 전 의원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이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재판부가 검사와 피고인 양측을 불러 미리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 신청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본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곽 전 의원과 아들 병채 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 주요 피고인들이 모두 법정에 출석했다.

해당 재판은 지난 2월 공소기각 결정이 된 곽 전 의원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후행 사건) 항소심과 병합됐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 씨는 앞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이날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도 추가 기소할 뜻을 밝히며 재판부에 공소장 변경 취지가 담긴 의견서를 제출했다.

법정에서는 검찰이 추가로 제출한 증거들의 증거 능력 인정 여부를 놓고 양측이 충돌했다. 곽 전 의원은 발언권을 얻어 검찰이 작성한 진술조서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 사건은 검사들이 장기간 각종 영장을 발부받고 여러 절차를 거치며 자료를 수집한 내용"이라며 "법정에 나와서 증언한 내용조차도 2차 증언에 해당하기 때문에 증거 능력이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피고인 측이 동의하지 않는 검찰 조서는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취지다.

곽 전 의원 측 변호인도 1심 선고 이후 제출된 진술조서는 검찰이 증언 번복을 의도해 작성했다고 주장하며 증거 능력이 배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만배씨 측 변호인은 검찰이 제출한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기록 등은 불필요하다고 재판부에 불허를 요청했다.

결국 재판부는 피고인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검찰의 추가 증거신청에 대해 후행사건 1심에서 채택된 증거만 동일하게 채택하고 나머지는 전부 기각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기존 제출 증거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며 "새로운 증거를 자꾸 내기보다 원심 판단의 부당성을 설명하는 데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재판부의 주문을 받아들인 검찰은 후행 사건의 증인신문조서를 신청하고, 변호인 측은 이를 토대로 기존 진술 증거들에 대한 동의 여부를 정리해 다음 기일까지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한편 곽 전 의원 측은 1심에서 제대로 다투지 못했던 핵심 인물들의 진술 신빙성을 탄핵하기 위해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곽 전 의원은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 직후 남 변호사로부터 변호사 보수 명목으로 5000만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두 사람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은 해당 액수가 오간 시점과 명목을 두고 두 사람의 진술이 바뀌고 있는 것을 밝히겠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날로 공판준비기일을 종결한 뒤 피고인들의 재판일정과 법원 하계 휴정기 등을 고려해 오는 9월 1일을 첫 정식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첫 공판에서는 검찰의 추가 기소 내용 반영 여부와 함께 남 변호사, 정 회계사에 대한 증인 채택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1심에서 곽 전 의원은 뇌물수수 및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50억 원 수수와 관련해 아들 병채씨의 특가법상 뇌물 혐의도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

다만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이 남 변호사로부터 받은 5000만원을 일반적인 변호사 비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내렸고, 벌금 800만원과 500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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