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긴장 완화 속 사형 집행 늘리는 이란…10대도 대상

  • 모사드 협조, 마약 혐의 등으로 처형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거리 사진신화 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거리. [사진=신화 연합뉴스]

스위스에서 미국과 종전 합의 후속 협상을 진행 중인 이란이 내부적으로는 반체제 인사들의 처형을 강화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포정치를 통해 내부에서 권력을 확고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문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북서부 우르미아에 있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반체제 인사 나세르 바케르자데(26)를 이스라엘 스파이 혐의로 처형했다. 이란 사법부는 바케르자데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협조했다고 판단했다. 바케르자데는 이 혐의를 부인했으며, 변호인도 신빙성 있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와 함께 수감됐던 하마드 차파티는 바케르자데에 대해 "살고, 일하고,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바케르자데는 처형 직전까지도 자신이 운영하던 휴대폰 가게로 복귀하는 것을 꿈꿨다고 한다.

바케르자데가 처형된 다음 날 사형이 집행된 이발사 메흐랍 압돌라자데는 이란 최정예 부대 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즈 민병대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WSJ는 압돌라자데가 폭력, 고문, 협박에 시달려 자백을 강요받았다면서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란 국영 언론과 인권 단체 등의 집계를 인용, 올해 이란 당국이 정치범 45명 이상을 처형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선전 유포, 간첩 행위 등의 혐의를 받았다. 또 신문은 이들 정치범의 사형 집행이 최근 3개월 새 진행됐다고 전했다. 미국과 평화 협상을 하는 동시에 이란 국민들에게 이슬람 신정 체제가 확고한 권력을 쥐고 있다는 메시지를 과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란 전역에서 반발은 늘어가고, 반역이나 스파이 혐의로 수천 명이 몇 달 사이에 구속됐다. 골람 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이란 대법원장은 4월 말 이들 반정부 시위대에 대해 "법 체계 아래서 단호하고 관용 없이 다룰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이란 법원이 정치범에 대해 '신에 대한 적대감' '땅에서의 부패' 등의 혐의를 적용해 사형 선고를 내린다고 지적했다.

처형에는 10대 청소년들도 예외가 아니다. 독일 도이체벨레는 최근 정치나 안보 관련 사건으로 18~21세 5명이 사형 선고를 받았거나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또 4월 말에는 테헤란 남동부 파크다슈트에 있는 이슬람 사원에 불을 지른 혐의로 체포된 17세 남성 마틴 모하마디가 사형 대기 리스트에 올랐다고 매체는 전했다.

비영리단체 이란인권센터는 오늘날 이란 전역 56개 교도소에서 주간 단식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단체는 이란에서 작년 한 해 2159명 이상이 처형됐다고 집계했다. 이들은 사형수들이 종교 범죄, 정치 범죄, 마약 범죄 등으로 처벌받는데, 대개 고문으로 인한 자백 강요를 유일한 증거로 삼아 처형된다고 강조했다. 이들 피고인들에게 변호인의 독립적인 조력을 받을 권리는 거부된다고 단체는 덧붙였다.

한편, 이란 당국은 아프가니스탄인 3명도 최근 처형했다고 아프가니스탄 독립매체 카불나우는 전했다. 매체는 이란의 인권 침해를 감시하는 노르웨이 소재 인권단체인 헹가우인권기구를 인용, 이란 남부 시라즈에 있는 아델라바드 교도소, 남부 시스탄과 발루체스탄주에 있는 자볼중앙교도소에서 사형이 집행됐다고 전했다. 이들 마약 관련 혐의로 사형에 처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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