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나지만 전세시장 불안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 신규 입주가 늘더라도 전셋값이 이미 크게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 공백이 나타나고, 기존 전·월세 매물도 줄어들고 있어 체감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21일 부동산114의 하반기 입주 예정 물량과 한국부동산원의 전세가격 통계를 교차 분석한 결과, 입주 공백·감소가 예상되는 지역 상당수가 이미 서울에서 전세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곳으로 나타났다.
올해 누계 기준 노원구 전세가격은 6.50% 올라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 0.86%의 7.5배 수준이다. 하지만 노원구는 올해 하반기 신규 입주 예정 물량이 한 가구도 없다.
입주 물량 감소 폭이 큰 지역도 이미 전세시장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하반기 입주 감소 규모가 가장 큰 송파구는 올해 누계 전세가격이 5.16% 상승했다. 동대문구는 상반기보다 입주 물량이 88.6% 줄어드는 가운데 전세가격은 4.45% 올랐고, 강동구도 입주 물량이 89.1% 감소하는 동안 전세가격은 3.97% 상승했다.
기존 전세 매물 감소도 부담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9541건으로 1년 전 2만5151건보다 22% 넘게 줄었다. 신규 입주 물량이 늘더라도 기존 재고주택의 전세 매물이 충분히 나오지 않으면 체감 공급 개선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입주 증가보다 내년 이후 공급 감소 흐름을 더 우려해야 한다고 본다. 서울은 신축 입주 감소와 실거주 확대 등으로 임대차 시장에 나오는 재고 물량까지 줄어드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 공급 공백이 반복될 경우 가을 이사철을 넘어 서울 전역의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공급이 시장 안정 효과를 내려면 실제 입주 가능한 물량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꾸준히 공급돼야 한다”며 “서울처럼 생활권이 다양한 시장은 특정 지역에 공급이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절대적인 공급 규모 자체가 부족하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실거주 중심 시장으로 기존 전·월세 매물까지 줄어들고 있어 신규 입주만으로는 전세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신규 공급뿐 아니라 기존 재고주택도 시장에 원활하게 유통돼야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며 “지역별 공급 편차가 큰 상황에서는 국지적인 전세 불안이 이어지고, 이러한 흐름이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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