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 향방] 안정성 택할까 수익성 노릴까…엇갈리는 재테크 해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 호황에 증시 상승이 더해져 올해 대규모 초과 세수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초과 세수를 장기 재정수요에 대비하는 미래대응기금으로 적립해야 한다는 주장과 전략산업에 투자하는 '국부펀드' 형태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린다.

10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최근 세수 확대로 발생한 재정 여력의 활용방안을 두고 전문가들과 정부 안팎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복지 지출에 대비해야 한다는 안정론과 공격적인 투자로 미래 산업을 선도해야 한다는 의견 사이에서 정부의 고민은 길어지는 상황이다. 

먼저 미래대응기금 도입을 주장하는 이들은 인구 고령화로 인한 장기적 재정 위기를 근거로 제시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장기 재정전망에 따르면 저출생·고령화로 인해 복지분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정지출은 40년 새 두배 가까이 늘 것으로 보인다. 2025년 13.7%였던 지출은 2065년 23.3%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즉 GDP 4분의 1에 달하는 금액이 의무지출로 묶이는 셈이다. 

국회예산정책처 또한 장기 재정전망을 통해 인구구조의 변화가 국가재정에 미치는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봤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 사회보장성 지출이 늘며 국가채무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래대응기금은 이처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완충제 역할을 한다. 경기 호황일 때 발생한 초과 세수를 기금으로 적립해 미래 세대의 조세 부담을 덜겠다는 것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노르웨이는 석유 판매 수입을 '정부연금기금(GPFG)'에 적립해 활용하고 있다. 핀란드와 칠레 등도 재정안정화 기금을 통해 경기 변동에 따른 세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초과세수 일부를 별도의 신설 기금인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초과세수 일부는 하반기에 신설하는 국부펀드 재원으로 활용하되 일부는 별도의 신설 기금인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남겨두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추가 재원을 기금으로 쌓아둘 경우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완화하고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단기적인 경기 부양 효과는 크지 않은데다 투자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 초과 세수를 국부펀드 방식으로 운용해 공격적으로 투자 수익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등 일각에서는 정부가 일종의 앵커 투자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윤철 부총리 또한 올 하반기 신설 예정인 국부펀드에 초과 세수를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국부펀드 방식은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인공지능(AI),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투자하는 형태다. 싱가포르는 테마섹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마섹은 금융, 통신부터 첨단기술, 바이오 등의 분야에 투자하며 국가 자산 증식을 추구해왔다. 

다만 투자 손실 리스크도 동반한다는 점이 국부펀드 방식의 맹점으로 꼽힌다. 국민으로부터 거둬들인 세수를 위험자산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재정적·정치적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한국투자공사(KIC)와의 역할 분담이 모호해질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현재 KIC는 외환보유액 등을 위탁받아 해외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초과 세수를 기반으로 한 국부펀드를 신설하는 것이 자칫 기관의 역할 중복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초과 세수의 활용 방안은 안정성과 수익성 사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래대응기금은 재정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국부펀드는 국가 자산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일각에서는 두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재정 안정화 재원으로 적립하고 일부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절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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