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시행 코앞인데…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세부안 막판 조율

  • 거래소 규정 개정 예고 지연…세부 심사기준 손질

  • '3%룰·MoM' 투자자 보호 방식 핵심 쟁점

지난 4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중복상장 제도개선 공개세미나가 개최됐다 사진금융위원회
지난 4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된 중복상장 제도개선 공개세미나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7월부터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제도 시행을 앞두고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 가이드라인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세 차례 공개 세미나를 통해 제도 골격은 공개됐지만 투자자 보호 방식과 일반주주 의사 반영 절차를 둘러싼 세부 설계를 놓고 막판 조율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 예외 허용 가이드라인의 세부 내용을 최종 조율 중이다. 큰 방향은 마련됐지만 투자자 보호 방식을 어떻게 제도화할지를 두고 마지막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주 중 거래소의 규정 개정 예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7월 시행을 위해서는 거래소가 규정 개정을 예고한 뒤 7일간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하고,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 절차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증선위와 금융위 정례회의가 통상 2주 간격으로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일정이 빠듯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발표가 늦어지는 배경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와 상장심사 기준에 대한 막판 세부 설계 작업을 꼽는다. 중복상장 제도가 향후 국내 IPO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큰 만큼 제도의 실효성과 법적 안정성을 모두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이드라인의 큰 방향은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으로 이미 가닥을 잡았다. 상장사가 종속회사나 수직적 지배관계에 있는 회사를 상장하려면 영업 독립성, 경영 독립성, 투자자 보호 등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예외적으로 상장이 허용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사는 투자자 보호 기준이다. 영업·경영 독립성은 재무제표와 공시 등을 통해 비교적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일반주주 권익 보호 수준은 정량화가 쉽지 않아 거래소 심사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소는 모회사 일반주주를 충분히 설득했는지, 일반주주 의견이 의사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됐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방침을 여러 차례 공개 세미나에서 시사해왔다. 

업계에서는 일반주주 동의 방식으로 소수주주 다수결(MoM)보다 '3%룰 적용 일반결의'가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감사위원 선임 시처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한 상태에서 일반결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국내 기업의 높은 지배주주 지분율을 감안하면 특별결의보다 일반주주 보호 효과가 크고, 법적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반면 학계와 기관투자자들은 지배주주를 제외한 일반주주만 별도로 의결하는 MoM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법무부가 올해 2월 개정 상법과 관련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주주평등 원칙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견해를 밝힌 만큼 실제 제도 도입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규정 개정 예고가 지연되고 있지만 시행 일정까지 미뤄질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은 필요할 경우 임시회의 등을 열어서라도 당초 목표인 7월 시행 시점을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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