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9일 출국한 가운데 그의 방한이 향후 국내 AI 생태계에 실질적인 사업 기회를 제공할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있다.
황 CEO는 지난 5일 입국 직후 "한국에 깜짝 선물을 가져왔다"며 기대감을 자극했다. 그는 "이번에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을 유치했고, 향후 수천억 달러의 수익을 한국에 가져다 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황 CEO는 방한 기간 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 확보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서 필요한 냉각·전력·자동화 설비와 향후 로봇 시장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 피지컬 AI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LG전자, 현대차와의 접촉이 주목받는 이유다. LG전자는 냉각솔루션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역량을 보유 중이며, 현대차그룹은 로봇과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을 주요 파트너로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으로 읽혔다.
하지만 이번 방한이 실제 수천억 달러 규모 사업 성과로 이어질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황 CEO는 국내 주요 기업과 연쇄 회동하며 협력 의지를 확인했지만 신규 투자나 대형 공급 계약 등 성과 발표는 없었다. 대부분 기존 협력 관계를 강화하거나 향후 협력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 기업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AI 수요가 늘어날수록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엔비디아 제품 판매도 증가한다. 파트너십 강화 구호가 지갑을 더 열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AI 시장의 중심축인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들의 밸류체인 합류를 독려한 데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특히 HBM과 AI 서버, 로봇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서 협력이 현실화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황 CEO의 방한 의미는 당장 발표된 성과보다 미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봐야 한다. 엔비디아가 한국을 메모리 공급처를 넘어 AI 인프라와 피지컬 AI 핵심 파트너로 삼고자 하는 신호는 분명히 발신했다. 업계 관계자는 "(황 CEO와 국내 기업 간) 이번 만남이 실제 투자와 수주, 기술 협력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구체적인 사업 성과를 통해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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