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금융기업가정신=이석원 신한자산운용 대표] 'ETF 후발주자'를 '존재감 있는 플레이어'로 바꾸는 전략가

금융산업에서 후발주자의 전략은 두 가지다. 선두를 따라가거나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이석원 신한자산운용 대표는 후자를 선택했다. 국민연금 전략부문장 출신인 그는 올해 신한자산운용 대표에 취임한 이후 ETF와 TDF를 양대 성장축으로 삼아 조직의 체질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SOL ETF를 중심으로 고배당, 커버드콜, AI반도체, 조선 등 차별화 상품을 확대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석원의 금융기업가정신은 규모 경쟁보다 고객 수요를 먼저 읽고 새로운 투자 시장을 만드는 데 있다. 그는 지금 신한자산운용을 '고객의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 바꾸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석원 신한자산운용 대표왼쪽와 비브 디와커 캔톤재단 캔톤 글로벌 대표가 MOU 체결 이후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석원 신한자산운용 대표(왼쪽)와 비브 디와커 캔톤재단 캔톤 글로벌 대표가 MOU 체결 이후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ETF 시장의 판을 다시 읽다, 후발주자의 역발상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오랫동안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도해왔다. 후발 운용사 입장에서는 시장을 뒤집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은 선두 상품을 모방하거나 수수료 경쟁에 뛰어든다.
 
그러나 이석원 대표의 접근은 달랐다. 그는 취임 직후 ETF 사업을 전략사업으로 격상했다. ETF 사업그룹을 신설하고 조직 규모를 확대했다.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영입하고 그룹장 체제를 도입해 의사결정 속도도 높였다. 이는 단순한 조직개편이 아니었다. ETF를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선언이었다.
 
그 결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SOL ETF 순자산은 2024년 말 12조원 수준에서 2026년 5월말 23조원을 돌파하며 급성장했다.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성장 속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AI 반도체, 커버드콜, 고배당 상품은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며 신한 ETF의 대표 상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이석원은 ETF를 단순한 금융상품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ETF를 투자자의 생활과 연결된 금융 플랫폼으로 본다. 월배당을 원하는 은퇴세대에게는 커버드콜 ETF를, 성장성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는 AI 반도체 ETF를 제공한다. 고객의 니즈를 먼저 읽고 상품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결국 그의 전략은 단순하다. 선두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시장을 먼저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이석원 금융기업가정신의 첫 번째 특징이다.
 
 
연금과 ETF를 연결하다, 장기투자 생태계의 설계자
 
 
이석원 대표를 ETF 전문가로만 보는 것은 절반의 평가에 불과하다. 그의 진짜 강점은 연금에 있다.
그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을 지냈다. 연기금 운용과 장기 자산배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전문가다. 이러한 경험은 신한자산운용 경영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그는 연금시장의 미래를 낙관한다. 한국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연금은 금융산업 최대 성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TDF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마음편한TDF와 신한빠른대응TDF 체계를 구축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그 결과 신한자산운용 TDF 운용규모는 빠르게 증가했고 시장점유율도 높아졌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상품 판매가 아니다. 장기 자산관리 문화의 확산이다.
한국 투자자들은 여전히 단기 매매 비중이 높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에서는 장기 투자와 자산배분이 중요하다. 이석원은 ETF와 연금을 연결해 이러한 투자 문화를 만들려 한다.
실제로 그는 인터뷰에서 "고객의 경제적 효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운용사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고객의 자산을 단기 수익이 아니라 장기 성과 관점에서 바라보겠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의 경영 철학은 성장보다 신뢰에 가깝다. 신뢰를 쌓아야 고객의 노후 자산도 맡길 수 있다는 생각이다.
연금은 하루아침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10년, 2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석원은 바로 그 시간을 투자하는 CEO다.
 
 
생산적 금융과 디지털 자산, 미래를 준비하는 리더
 
 
이석원 대표의 또 다른 특징은 미래 시장에 대한 관심이다.
그는 ETF와 연금에만 머물지 않는다. 혁신기업 투자와 디지털 자산 분야에도 적극적이다.
신한자산운용은 혁신투자금융본부를 신설했고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를 출시했다. 이는 자본이 혁신기업으로 흘러가도록 만드는 생산적 금융의 대표 사례다. 단순히 돈을 굴리는 것이 아니라 성장 기업을 키우는 역할까지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도 높다. 최근 신한금융그룹은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참여하는 캔톤 네트워크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토큰화와 디지털 자산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이석원 대표는 이를 통해 한국 금융상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다.
 
그는 금융의 미래가 디지털 자산과 토큰화로 이동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지금 당장 큰 시장은 아니지만 향후 금융 인프라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AI 시대에 그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자"고 강조한다. AI가 단순 업무를 대체하는 시대일수록 전문성과 차별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메시지는 조직뿐 아니라 신한자산운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ETF 시장에서도, 연금 시장에서도,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운용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석원의 금융기업가정신은 고객 중심, 장기 투자, 미래 혁신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그는 지금 신한자산운용을 단순한 운용사가 아니라 투자자의 평생 파트너로 바꾸려 하고 있다.
 
: SWOT 분석 :
강점(Strength)
국민연금 전략부문장 출신으로 장기 자산배분과 연금 운용 경험이 풍부하다. 취임 후 ETF 조직을 빠르게 개편하며 SOL ETF 성장세를 이끌었고, 연금과 ETF를 동시에 성장시키는 균형감도 갖췄다.
 
약점(Weakness)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과 비교하면 여전히 시장 지배력과 브랜드 파워가 제한적이다. ETF 성장세가 일부 인기 상품에 집중된 점도 과제다.
 
기회(Opportunity)
고령화에 따른 연금시장 확대, 개인투자자 ETF 투자 증가, 디지털 자산 및 토큰화 시장 성장 가능성은 신한자산운용에 큰 기회다.
 
위협(Threat)
ETF 수수료 경쟁 심화, 자산운용업계 양극화,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는 지속적인 위험 요인이다.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 변화 역시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