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중·대형 전기트럭 보조금 제도가 초기 시장 활성화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물류 산업의 핵심인 트럭의 친환경 전환 없이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도 요원한 만큼 해외처럼 구매 보조금에 다른 지원책을 결합하는 획기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정부가 지급하는 중·대형 전기트럭 구매 보조금을 두고 전문가 사이에서는 정책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보조금 제도 도입 자체는 유의미하지만, 현행 방안의 실효성은 없다고 평가한다. 최대 보조금 지급액과 실제 전기트럭 구매자 등 시장이 느끼는 '체감 보조금' 사이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최대 쟁점은 아직 시장 형성 초기임에도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기준을 내세워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는 점이다. 기후부가 정한 연비와 주행거리, t급, 배터리 에너지 밀도, 배터리 재활용 가치 등을 고려하면 실제 지급액은 크게 줄어든다. 제도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 지자체 보조금은 국비 산정액에 비례해 붙는 만큼 지방비도 같이 낮아져 구매 보조금 효과는 더 적을 수밖에 없다.
김동영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연구원은 "보조금 제도가 한번 생기면 배터리 등의 기술 개발과 친환경차 확대를 유인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 화물차의 친환경차 도입률이 거의 바닥인데, 국가 보조금 여력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국내 중·대형 전기트럭 지원책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주요국은 차량 구매 보조금뿐 아니라 노후 트럭 폐차 시 추가 지원, 세액공제 혜택, 충전 인프라 구축 지원 등을 병행하며 초기 상용차 전동화 시장을 육성하고 있다.
중국은 노후 트럭 폐차 후 전기트럭 구매 시 최대 14만 위안 수준 보조금을 지원한다. 프랑스도 전기 트랙터형 대형 트럭 구매 지원금을 기존 6만 유로에서 10만 유로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1만4000파운드 이상 중대형 상용 전기차에 최대 4만 달러 세액공제를 지원했던 바 있다.
이에 견줘 국내 지원책이 확대되지 않으면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NDC는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인다는 친환경 정책이다. 특히 화물차는 수송 부문 감축의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중·대형 전기트럭 보급 확대 없이는 실질적인 배출 감축 효과를 내기 어렵다.
한편으론 정부 재원이 실제 배출 감축으로 이어지도록 지원 방식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운행 성과 연동 인센티브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일정 주행거리 이상 운행한 차량에 대해 ㎞당 일정액을 환급하거나, 5년차 시점에 배터리 교체 비용 일부를 추가 지원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지금은 전기트럭 보조금 액수도 적고, 대수도 워낙 적어 전반적으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중·대형 트럭 부문은 먼저 총 2만대가 넘는 전국 지자체 청소 차량 등 공공 부문에서 나서서 전기차로 전환하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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