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31만 vs 정 36만 공급 경쟁…둘 다 '2031년 착공' 난관

  • 재원 마련·근거는 '안갯속'…공사비·금리 등 '현장 병목' 해법도 부재

서울 도심 전경 20260318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도심 전경. 2026.03.18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전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주택 공급 공약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행정 절차 단축을 통한 물량 확대와 속도전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정작 재원 마련과 공급 타임라인의 현실성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물리적 한계와 조달의 벽에 부딪힐 우려가 있는 만큼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정원오 후보는 지난 12일 2031년까지 민간·공공 부문을 통틀어 총 36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이를 뒷받침할 ‘착착개발’의 밑그림도 발표했다. 시가 입주까지 전 정비사업 과정을 지원해 15년 안팎의 사업 기간을 10년 이내로 단축하는 것이 골자다.

아울러 기본계획과 정비구역 지정을 동시에 진행하고 정비계획 변경과 관리처분 인가를 1회의 총회로 마치는 ‘동시신청제도’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도심 내 실속 주택 3만2000가구를 조기 착공하고 빌라·오피스텔 매입임대 물량도 매해 7000~9000가구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안이다.

오세훈 후보는 임기 내 총 31만 가구 공급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현재 관리처분 인가 임계점에 도달한 85개 사업지를 ‘핵심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시정 역량을 총동원, 착공 시점을 1년 이상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비사업의 고질적인 지연 요소로 꼽히는 행정 절차를 원스톱으로 해결하기 위해 ‘쾌속통합’ 시스템을 가동하고 사업시행과 관리처분 인가를 병행 처리하는 통합 심의 체계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두 후보 모두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실질적인 착공 및 입주 시점을 명확히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원오 후보의 경우 오 후보보다 5만 가구 더 많은 36만 가구를 제시한 근거는 ‘매입임대’인데 재원 조달 현실성은 낮다는 평가다. 5만 가구 수준의 매입임대를 추가 확보하기 위한 재원은 매입 방식과 단가에 따라 다르지만 가구당 5억원을 잡아도 최소 25조원 수준에 달한다. 시의 연간 예산 규모를 고려할 때 특정 임기 내 최소 25조원 이상의 재원을 투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동시신청제도 도입 역시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중앙정부는 물론 국회와의 보조도 필요하다.

오세훈 후보의 경우 전체 31만 가구 중 ‘핵심전략정비구역’ 8만5000가구는 이미 관리처분 인가 혹은 이주·해체 단계에 있어 오는 2031년 착공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 정비업계의 평가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22만5000가구의 실착공 시점은 여전히 가늠하기 어렵다. 오 후보가 대표적인 성과로 꼽는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사업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전체 224개 후보지 중 착공 사업지는 2곳에 그친다. 실행률로 따지면 0.9% 수준에 불과하다.

오 후보는 2031년까지 주택사업특별회계와 주택진흥기금 등으로 착공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저리 융자를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다만 해당 기금의 용처가 이미 기존 임대주택 관리와 주거급여 지원 등에 고정돼 있고 여전히 대규모 정비사업의 ‘착공 마중물’로 쓰기에는 재원 총량이 부족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두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실제 착공 시점 등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비판이다. 정비사업의 표준 소요 기간은 통상 10~15년에 달한다. 두 후보가 약속한 2031년 착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올해 내 모든 대상 구역이 ‘조합설립인가’ 단계 이상에 진입해 있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착공 이후 준공까지 소요되는 3~4년의 물리적 공기를 더하면 두 후보가 약속한 2031년 착공 물량의 실제 입주 시점은 2034~2035년을 넘기게 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불안은 인허가 속도보다 고공행진 중인 공사비와 금리 부담 때문에 관리처분 이후에도 착공 타이밍을 잡을 수 없는 구조적 지연”이라며 “재원 조달의 구체성이나 갈등 조정 등 실질적인 병목 해소 대책이 공약에 포함돼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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