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병 시사평론가]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14일부터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 선거 정국은 본격화될 것이다. 정권에 힘을 실으려는 여당과 이를 견제하려는 야당의 여론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다. 선거 정국의 흐름을 보면 대체로 ‘프레임(구도) 대결’이 대세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선거 구도부터 밀렸다는 말이 회자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다만 그 프레임이 모호할 경우에는 그 다음으로 ‘인물 대결’이 관건이다. 각 후보들의 자질과 경륜, 도덕성, 이미지 등이 차별화를 이끌어 낸다. 아픈 대목이긴 하지만 ‘정책 대결’은 후순위로 밀려나기 일쑤다. 정책 공약에 대한 신뢰도가 비교적 낮을뿐더러 각 후보들의 차별성도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큰 이유다. 그러므로 ‘선거는 프레임 전쟁이다’라는 말이 지금도 가장 유효한 전략이다.
그렇다면 이번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을 관통하는 프레임은 무엇일까. 불가피하게 이재명 정부 1년에 대한 ‘중간 평가’가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재명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보면 ‘정권 지원론’에 힘을 실을 것이다. 반대로 못하고 있다면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을 것이다.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인데, 중앙정치 그것도 정권에 대한 찬반론으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라는 비판은 옳다. 그러나 선거 정치의 현실을 감안하면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흐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재명 정부 들어 한 번도 중간 평가를 한 적이 없다. 이번이 바로 그 타이밍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의 판세를 읽는 것도 간명하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율을 보면 대세를 읽을 수 있다. 국민의힘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민심의 지표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도 14곳이나 된다. 벌써부터 몇 곳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전해진다. 먼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대구시장 선거가 초미의 관심사다. 민주당에겐 난공불락이던 보수의 텃밭에서 처음으로 대구시장을 낼 수 있을지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차기 대선 주자에 근접한 두 사람이 출마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것도 거대 양당 후보가 아니어서 관심이 더 뜨겁다.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출마한 경기 평택을과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출마한 부산 북갑이 그곳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거대 양당의 당내 파워게임과 차기 총선, 대선까지 이어지는 빅매치다.
경기 평택을 재보선은 프레임 대결이 묘하게 형성돼 있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높긴 하지만 민주당 후보에 더해서 더 민주당 같은 조국 후보가 가세했다. 민주당 김용남 후보에겐 민주당 이미지가 약한 반면 조 후보에겐 더 강한 민주당 이미지가 각인돼 있다는 뜻이다. 사실상 여권 후보 두 명과 야권 후보가 경쟁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여권의 파이가 더 커질지, 그렇다면 주도권은 누가 차지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그게 아니라면 여권 분열로 합리적 보수색이 강한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이길 수도 있다. 조 후보의 승패는 개인의 입지를 넘어 조국혁신당 전체의 향방과 직결돼 있다. 민주당과의 통합이 예고된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의 무게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권 차기 대선주자 레이스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산 북갑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에게 운명의 한 판이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도 진퇴의 운명이 걸려있다. 이곳은 평택을과는 반대로 유력한 야권 후보가 둘이다. 따라서 선거 프레임에서는 민주당 하정우 후보가 유리하다. 다만 역량이 뒤따라 줄지가 관건이다. 하 후보가 패배한다면 청와대 낙하산 인물이라는 점에서 여권 전체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이다. 만약 절치부심의 한 후보가 승리한다면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이 더 아플 것이다. 국민의힘 혁신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러기엔 뜬금없이 소환된 정형근 전 의원의 존재가 미스터리다. 어두웠던 시대 그 악명 높던 인물이 한 후보 뒤에 있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그렇다면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의 추격전이 볼 만한 대목이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민주당에겐 이재명 정부의 국정혁신 동력과 직결돼 있다. 더 큰 날개를 달 수도 있는 일이다. 현재의 흐름으로 본다면 나쁘지 않다. 대구에서의 정면 대결도 하나의 잣대가 될 것이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선거 결과는 물론 한동훈 후보의 승패에 따라서도 당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당 지도부가 긴장하며 지켜볼 핵심 지역이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이후 최대 갈림길에 섰다. 조 후보의 승패에 따라 당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다. 민주당과의 통합에 당당하게 임할 수도, 아니면 흡수 통합으로 갈 수도 있는 일이다. 특히 차기 총선과 대선을 감안하면 아주 중요한 승부처라 하겠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과정도 치열하겠지만 선거 이후도 매우 바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권 경쟁에 이어 국민의힘 당내 패권 경쟁, 그리고 유력 대선 주자들의 후속 행보 등이 맞물리면서 정국은 더 바빠질 수밖에 없다. 싫든 좋든 선거는 민주정치의 축제인 것은 분명하다.
필자 주요 이력
△시사평론가(현) △인하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전) △혁신과미래연구원 원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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