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호르무즈 뚫은 UAE 나프타 6만t 여수항 도착...석화 정상화 속도↑

  • 미국·알제리·오만산 나프타 공급에 NCC 가동률 상승

  • 비닐봉투 100억장 분량...포장재 대란 해소 기대감

  • 석화 2분기 실적 개선도...3·4분기는 예측 어려워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23일 전남 여수시 LG화학 여수공장을 방문 나프타 분해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23일 전남 여수시 LG화학 여수공장을 방문, 나프타분해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각국에서 나프타를 싣고 온 배가 속속 입항하고 있습니다. 거의 10여 년 만에 보는 진풍경이에요." 한 여수·광양 항만 부두 근무자의 전언이다.

11일 석유화학·해운업계에 따르면 중동산 나프타 공급 부족으로 3·4월 공장 가동률을 50%대로 낮췄던 국내 주요 석화 업체들이 미국·알제리·오만 등에서 대체 나프타를 확보하면서 가동률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지난달 18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잠깐 풀렸을 때 아랍에미리트산 나프타 6만t을 싣고 해협을 탈출한 내비게이트 매캘리스터호가 여수·광양항에 입항했다. 4만t가량은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합작사인 여천NCC에, 2만t가량은 GS칼텍스에 공급될 전망이다.

GS칼텍스는 나프타 대신 원유에서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정제하는 혼합원료분해설비(MFC)를 운용 중이지만 기초유분 분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일정량의 경질 나프타도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앞서 지난 주말 입고된 알제리산 나프타 7만t은 여천NCC에 공급되고, 현재 하역 작업 중인 오만산 나프타 5만7000t은 LG화학과 롯데케미칼, 여천NCC 등이 나눠 가져간다. 약 16만t으로 추측되는 미국산 나프타도 여수·광양항에 이미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만산 나프타의 경우 지난 4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카자흐스탄·오만·사우디·카타르 등 4개국에 전략경제특사로 방문해 확보한 나프타가 국내에 도착한 사례라 한층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지난 주말 이후 여수·광양항에 도착한 나프타만으로 약 100억장의 비닐봉투를 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포장재 대란을 충분히 해소할 만한 물량이다.

석화·정유 업체들이 대체 나프타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배경에는 정부 지원책이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보유한 국내 석화 기업을 대상으로 나프타 수입단가 상승분 차액의 50%를 보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나프타 수급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3억 달러 규모의 나프타 수입신용장(L/C) 한도 상향을 골자로 한 금융지원 방안을 상정하고 오는 18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석화 제품의 원재료인 나프타와 원유를 확보하면서 여수·대산·울산 등 3대 석화산단의 기업들은 NCC 가동률을 끌어올리며 포장재, 의류 등 국내 석회 제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게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천NCC는 한때 55%까지 떨어졌던 NCC 가동률을 65%까지 올렸고, 롯데케미칼은 대산 NCC 가동률을 70%대에서 83%까지 높였다. LG화학은 올 2분기까지 대산과 여수 NCC(1공장) 가동률을 75%로 높일 방침이고, 대한유화도 울산 NCC 가동률을 62%에서 72%로 상향 조정했다. 

석화 수익성 지표인 나프타-에틸렌 스프레드(정제마진)도 손익분기점인 250달러를 넘어 300~350달러선에서 안정화됐다. 주요 석화 업체의 2분기 실적은 1분기 대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3·4분기 실적과 관련해서도 시장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지역 석화 설비가 이번 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데다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일본 등에서도 에틸렌 기반 포장재 등 부족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석화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쟁으로 인해 국가전략물자로서 나프타와 에틸렌의 중요성이 입증됐고 기초유분 공급 과잉도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정부 주도 석화 산업 구조 개편은 달라진 공급망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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