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 다시 100%선…15억 이하 대단지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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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hatGPT]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가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전국은 물건이 늘었지만 서울은 진행 건수가 줄었고,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동시에 반등했다. 감정가 15억원 이하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응찰자가 몰리며 서울 경매시장이 3월 조정 이후 다시 100%선을 회복한 것이다.

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공개한 ‘2026년 4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409건으로 전월 3167건보다 약 8% 증가했다. 지난해 9월 3461건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많은 월간 진행 건수다.

전국 아파트 낙찰률은 35.7%로 전월 34.9%보다 0.8%포인트 올랐다. 반면 낙찰가율은 87.0%로 전월 87.3%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경매 물건은 늘었지만 감정가 대비 낙찰가격은 소폭 낮아져, 전국적으로 가격 회복세가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흐름이다.

서울은 달랐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52건으로 전월 161건보다 약 6% 줄었다. 반면 낙찰률은 48.7%로 전월 43.5%보다 5.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50.3%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낙찰가율도 다시 100%선을 회복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0.5%로 전월 99.3%보다 1.2%포인트 올랐다. 3개월 만에 하락세가 멈춘 셈이다. 지지옥션은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 감소 흐름이 나타나는 가운데 1회차 매각 비중이 높아지면서 낙찰률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반등은 올해 초 강세 이후 조정을 거친 흐름 속에서 볼 필요가 있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 이후 2~3월에는 상승세가 둔화됐고, 3월에는 99.3%까지 내려갔지만 4월 들어 다시 100%선을 회복했다. 경매시장 안에서 조건이 맞는 물건에 선별적으로 응찰이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감정가 15억원 이하 대단지 아파트가 강세를 이끌었다. 지역별로는 강동구 낙찰가율이 105.5%로 전월보다 9.9%포인트 올랐고, 구로구는 99.6%로 7.2%포인트 상승했다. 초고가 물건 전반으로 수요가 확산됐다기보다 자금 조달 가능성과 단지 규모, 입지 여건을 갖춘 물건에 응찰이 집중된 양상이다.

15억원 이하 물건 쏠림에는 대출규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수도권·규제지역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주택가격별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경매 역시 경락잔금대출을 활용할 경우 자금 조달 여건이 응찰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도 경매시장에는 일반 매매와 다르게 작동한다. 부동산거래신고법상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는 토지거래계약 허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반 매매는 허가와 실거주 요건이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경매는 이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다만 권리관계와 명도, 경락잔금대출 조건 등 경매 고유의 변수가 있어 일반 매매시장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개별 물건별로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아파트 전용 84.9㎡에 29명이 몰려 최다 응찰자 수를 기록했다. 이 물건은 감정가 11억원의 109.1%인 12억원에 낙찰됐다. 최고 낙찰가 물건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병원으로, 감정가 351억5514만원의 83.0%인 291억7889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한 경매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전체 경매 물건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감정가 15억원 이하 대단지 물건이 나오면 응찰자가 붙기 쉽다”며 “대출 여력과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 물건별 권리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일반 매매시장 흐름만으로 설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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