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못찾는 인뱅] 출범 명분은 이게 아닌데…'체리피킹' 논란 재점화

  • 인뱅 3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30% 턱걸이

  • 포용금융 실천보다 '목표 충족' 초점 지적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전경 사진각 사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전경 [사진=각 사]
인터넷전문은행 '체리피킹'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출범 취지인 포용금융 역할과 달리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 중심으로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포용금융 이행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7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의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지난해 말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 대상 '신용대출 잔액 비중'은 33.1%(단순 평균)로 전년 동기(33.8%) 대비 0.7%포인트 하락했다.

은행별로 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2.8%포인트, 0.1%포인트 하락한 32.5%, 32.1%에 그쳤다. 토스뱅크는 0.9%포인트 상승한 34.9%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중저신용자 비중이 정부 가이드라인인 30%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 머물며 뚜렷한 확대 흐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신규취급액 비중'도 비슷한 상황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34.5%, 35.7%로 기준치인 32%를 간신히 넘기고 있다. 이에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의 실질적인 확대보다는 '목표 충족'에 초점을 맞춘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은행들은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지만 이러한 기조가 결과적으로 인터넷은행에 요구돼 온 포용금융 역할과 배치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도입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관리 논리를 앞세워 공급을 제한하면 기존 시중은행과 차별성이 흐려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계대출이 고신용자라는 안전한 온실 속에만 갇혀 있지 않도록 대출 구성을 흔들어야 한다"며 "'체리피킹'은 인터넷은행의 사명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상대적으로 우량한 고객만 골라서 영업하는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김 실장이 금융당국을 향해서도 "'건전성'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결과적으로 성안의 기득권을 더 탄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온 것은 아닌가"라고 저격한 만큼 향후 당국도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이행 수준에 대한 점검을 한층 강화하고 관련 제도 보완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권에서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 조정이나 신규 취급 기준 강화 등 정책 수단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터넷은행은 건전성 악화 방지를 위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를 중심으로 영업해온 측면이 있다"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요구하더라도 그 안에서 차주 선별이 이뤄질 수밖에 없어 문턱이 높아지는 현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도 인터넷은행에 대한 인센티브 등 정책적 보완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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