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 발발 후 유가 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해 풀린 글로벌 원유 재고가 점차 바닥을 드러내면서 이르면 이달 말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에너지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반도체 산업의 경우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유가 폭등으로 전기 요금이 인상되면 직격탄을 맞는다.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가동되는 클린룸과 노광 장비 운용 등에 막대한 전력이 투입된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공장 한 곳을 운영하는 데 드는 전력 비용은 연간 수천억원 규모에 달한다. 다수 공장이 동시에 가동 중이라 전기 요금이 소폭 인상돼도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항공 업계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고유가로 유류비 지출이 큰 폭으로 늘어 운항하면 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유류비가 항공사 전체 비용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는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유가가 1달러 상승할 경우 연간 3050만 달러(약 45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대한항공은 이달 인천~뉴욕 편도 유류할증료가 지난 2월 7만6500원에서 5월 56만4000원으로 석 달 만에 7배 넘게 치솟았다. 지난달 대비 최대 2배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국제선 편도 기준 최대 47만6200원의 유류할증료를 부과 중이다.
자동차·방산 등 업계도 에너지 비용 상승이 제조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직 항공 업계처럼 직접적인 타격이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초고유가가 현실화할 경우 산업용 전기료와 물류비 상승 압박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완성차 기업들은 이미 유가 상승과 소비 심리 둔화 등 이중고에 "팔아도 남는 게 없다"는 푸념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고유가 기조가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동 전쟁이 터진 후 원유·나프타 등 핵심 원재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던 석화 기업들은 정부 지원 확대와 마진율 제고로 실적 방어에 성공하는 모습이었지만 유가가 추가 급등하면 기존 안전판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원료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해도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이 다시 고꾸라질 공산이 크다.
시장에서는 고유가 파고를 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에너지 공급망 안정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쟁 이후 공급 부족이 해소될 때까지 유류세 인하 유지와 비축유 방출 등 가능한 모든 지원책을 동원해 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로 고유가 상황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공급망을 총동원해 원유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러시아 등과의 협력을 통해서라도 에너지 가격 안정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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