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지방선거, 여당 싹쓸이냐 야당 뒤집기냐보다 민생 경쟁이 먼저다

제9회 지방선거 투표참여 홍보캠페인 사진연합뉴스
제9회 지방선거 투표참여 홍보캠페인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 16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지방의원을 새로 뽑는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역 일꾼 선출을 넘어 현 정부 출범 1년을 평가하는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가 크다.
 
여당은 입법·행정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야당은 막판 뒤집기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정치권의 셈법은 분주하지만 정작 유권자가 듣고 싶은 것은 승패 계산이 아니라 삶을 바꿀 해법이다.
 
현재 판세만 놓고 보면 여당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정권 출범 초기 특유의 안정론도 작동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정부·여당 독주 견제론을 내세우지만 아직 결정적 반전 동력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선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부동층의 선택, 투표율, 경제 상황, 지역별 후보 경쟁력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여야 모두 선거를 지나치게 중앙정치의 연장선으로만 바라본다는 점이다. 지방선거는 원래 지역 행정을 책임질 사람을 뽑는 선거다. 도시 교통은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청년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 것인지, 지방소멸 위기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 것인지, 돌봄과 교육 서비스는 어떻게 높일 것인지가 핵심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권 심판론, 정권 지원론, 상대 진영 흠집 내기가 전면에 서 있다. 지방은 사라지고 중앙정치만 남은 셈이다.
 
지금 지역의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수도권은 집값과 교통난, 비수도권은 인구 감소와 산업 공동화, 지방 재정 악화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청년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고령층은 의료와 돌봄 부족에 시달린다. 지방대학은 존립을 걱정하고, 소상공인은 소비 침체에 버티기조차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가 진영 대결의 전초전으로만 소비된다면 지방선거의 존재 이유는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여당은 우세론에 취해선 안 된다. 국정 지지율과 중앙 권력만 믿고 지역 민심을 가볍게 보면 역풍은 언제든 불 수 있다. 야당 역시 반사이익만 기대해선 안 된다. 견제론만 외친다고 표가 모이지 않는다. 지역 발전 전략과 유능한 인재를 보여줘야 한다. 유권자는 더 이상 구호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후보 공천도 달라져야 한다. 낙하산 공천, 계파 안배, 유명세 의존 후보로는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 지방행정 경험, 정책 전문성, 청렴성, 소통 능력을 기준으로 사람을 세워야 한다.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의 하청 구조가 아니다. 지역 스스로 성장 동력을 만드는 정치 체제다.
 
이번 지방선거는 여당 싹쓸이냐, 야당 막판 뒤집기냐만으로 평가될 일이 아니다. 어느 정당이 지역의 문제를 더 정확히 진단했고, 누가 더 현실적인 해법을 내놓았는지가 기준이 돼야 한다. 승자는 많아도 민생이 패배하는 선거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정치권은 이제라도 계산기를 내려놓고 지역 주민의 삶을 먼저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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