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시 상승세의 견인차 중 하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개별 종목이 아닌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개인 등의 자금이 대거 쏠렸다. 그런데 상당수 ETF는 '붕어빵' 상품에 가깝다. 동일 지수를 추종하거나 유사한 투자구조를 가진 상품이 많다. 시장에선 '카피캣 경쟁'이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한 '우선권' 제도가 있지만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 '붕어빵 ETF' 난립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은 지난 28일 기준 431조447억원으로 지난해 말 297조1401억원 대비 45.1% 증가했다. 종목 수도 1099개까지 늘었다. 그러나 특정 테마가 부각될 때마다 유사 상품이 비슷한 시점에 쏟아지는 등 상품 간 차별화가 안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미국 우주항공 테마 ETF다. 지난해 11월 25일 하나자산운용이 '1Q 미국우주항공테크'를 선제적으로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관련 ETF는 5종으로 늘었다. 올해 3월 삼성자산운용이 'KODEX 미국우주항공'을 선보이며 경쟁에 합류했고, 지난 14일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각각 'TIGER 미국우주테크'와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를 내놨다. 신한자산운용도 업계 최저 수준 보수를 내세운 'SOL 미국우주항공TOP10'을 출시했다. 상품 세부 특징은 다르지만, 큰 골격은 거의 흡사하다.
◆ '있으나 마나' 보호장치
이처럼 유사상품이 난립하고 있지만, 제도적 보호 장치는 작동 불능 상태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보호장치는 5년 가까이 되도록 활용·신청이 없는 상태다. 그렇다보니 상품 구조를 일부 변형하는 것만으로도 유사 상품 설계가 가능한 실정이다. 유사한 ETF가 난립하는 이유다. 글로벌 ETF 시장이 운용사별 비용 전략, 자산군, 운용 방식에 따라 차별화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관련 업계와 운영기관 측에서는 어느 특정 ETF에 독점권을 주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를 제기한다. ETF 특성상 구조가 새롭지 않고, 구성 종목인 개별 종목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중이나 채권 듀레이션을 조정하면 다른 지수로 인정되기 때문에 제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수의 독창성을 기준으로 지수 우선사용권이 적용되는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문제도 있다. KB자산운용은 2024년 3월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을 출시하며 6개월 동안 지수 우선사용권을 부여 받았다. 코스피200의 콜옵션을 매도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아이디어를 적용한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삼성자산운용 역시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을 출시해 3개월 동안 지수 우선사용권을 적용받았다. 콜옵션 매도 전략인 것은 동일하지만 목표 분배율을 설정한 뒤 이에 맞춰 옵션 매도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일부 다르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동일한 투자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세부 전략을 일부 변형하면 별도의 지수로 인정받을 수 있는 셈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ETF 시장은 형성단계로, 시간이 지나면 최근 액티브 전문운용사가 나오듯이 특색있는 형태로 다변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급성장하는 가운데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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