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머니게임] '상폐위기' 광명전기, 새 주인은 자본 100만원 '한 달 된 유령 법인'

광명전기 경영권 변동 이미지제미나이
광명전기 경영권 변동. [이미지=제미나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광명전기가 '새 주인'을 맞았다. 감사의견 거절에 따른 매매정지, 각종 소송전 등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갑자기 경영권을 매각했다. 그런데 '새 주인'의 정체가 모호하다. 자본금은 고작 100만원이며 그나마 설립 한달도 안된 1인 유한회사다. 여기에 더해 이 회사가 광명전기 경영권 지분 매입대금 전액을 기존 최대주주가 대는 구조여서, 이번 경영권 매각의 숨은 의도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명전기 최대주주인 피앤씨테크(대표 조광식)는 지난 17일 광명전기 지분 23.66%(1025만4778주)를 에이치케이홀딩스 유한회사에 장외 매도했다. 지난해 10월 나반홀딩스에서 피앤씨테크로 경영권이 넘어간 지 6개월 만에 또 주인이 바뀐 것이다. 

그런데 이번 경영권 양도·양수 구조는 특이하다. 피앤씨테크는 약 123억570만원 규모의 지분을 넘기면서 현금을 받지 않고 에이치케이홀딩스가 발행한 신주 12만3057주를 취득하는 출자전환 구조를 택했다. 그 결과 피앤씨테크는 에이치케이홀딩스 지분 98.40%를 확보하게 됐다. 형식상으로는 최대주주가 변경됐지만 중간법인을 통해 지배력을 유지하는 간접 지배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광명전기의 새 주인이 된 에이치케이홀딩스이 실체도 모호하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24일 설립됐다. 자본금은 100만원에 불과하다. 유한회사인데 임원은 김홍식 대표 한 명뿐이다. 이뿐만 아니다. 에이치케이홀딩스의 본점 주소지는 피앤씨테크 나주지점과 동일하다. 피앤씨테크 측은 "에이치케이홀딩스의 해당 주소는 당사 지점이 맞다"며 "사무공간을 임대해 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김홍식 대표의 에이치케이홀딩스는 광명전기, 피앤씨테크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선 조광식 대표가 이끄는 피앤씨테크가 왜 이런 식으로 광명전기 경영권을 매각하는 그림을 짰는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한 M&A 전문 변호사는 "같은 주소지라는 것은 에이치케이홀딩스가 사실상 유령회사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에이치케이홀딩스의 실질적 주인이 누구인지에 따라 장기적으로 2세 승계 작업인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에이치케이홀딩스가 공시 의무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유한회사 형태로 설립된 점에 주목된다. 시장 관계자는 "중간 법인을 통해 지배구조를 재편할 경우 외부 감시를 최소화하면서 자금 이동이나 의사결정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며 "책임은 분산하면서 지배력은 유지하는 구조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광명전기 측은 "최대주주 측에서 전달 받은 자료를 토대로 공시를 진행했을 뿐"이라며 "경영권 양수도 계약의 구체적인 배경이나 신설 법인 설립 의도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관여하거나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광명전기는 지난 1년 새 네 차례나 경영권이 바뀌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 처해 있다.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자금 유출과 재무 악화가 겹치면서 대규모 손실과 부채 증가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결국 지난 7일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현재는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올라 존속 여부를 가르는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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