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헌의 빌드업] 손흥민 떠난 토트넘, '강등 위기'까지 내몰리게 된 이유는

  • 리그 13경기 연속 무승…강등권인 18위 웨스트햄과 승점 1 차이

  • 현지 매체, 손흥민과 같은 '구심점 부재' 지적

  • 구단 수뇌부의 '방만 경영' 비판 목소리도

손흥민에 이어 올 시즌 부터 주장 완장을 찬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올 시즌 잦은 퇴장과 징계로 수비진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손흥민에 이어 올 시즌 부터 주장 완장을 찬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올 시즌 잦은 퇴장과 징계로 수비진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끝을 알 수 없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팀의 주장이자 간판스타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 떠난 이후 리더십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구단 수뇌부의 방만 경영까지 도마 위에 오르며 EPL 출범 이후 사상 첫 2부 리그 강등이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정규리그 31라운드를 마친 시점에서 토트넘은 리그 17위(7승 9무 15패·승점 30)에 머물러 있다. 강등권인 18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7승 8무 16패·29점)와 승점 차는 단 1점에 불과하다. EPL은 38라운드 종료를 시점으로 18, 19, 20위가 다음 시즌 2부리그인 챔피언십으로 강등된다.

최근 흐름은 더 심각하다. 토트넘은 리그 13경기 연속 무승(5무 8패)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29일(이하 한국시간) 크리스털 팰리스전(1대 0 승) 이후 승리가 없다. 올해 들어서는 리그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이는 구단 역사상 91년 만에 나온 최장 무승 굴욕이다.

특히 안방에서의 무기력한 경기력이 뼈아프다. 올 시즌 토트넘은 홈에서 리그 16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2승(4무 10패)을 거두는 데 그쳤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는 재정 문제로 승점 삭감 징계를 받은 셰필드 웬즈데이(2부)를 제외하면 잉글랜드 프로축구 최상위 네 개 리그를 통틀어 가장 저조한 홈 성적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이토록 절망적이지는 않았다. 토트넘은 토마스 프랑크 전 감독 체제로 출발한 시즌 초반 맨체스터 시티 등을 잡아내며 선전했다. 하지만 11월부터 급격히 무너지며 프랭크 감독이 지난달 11일 경질됐고, 이어 소방수로 투입된 이고르 투도르 임시 감독마저 부임 후 리그 다섯 경기에서 1무 4패를 당하며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정규리그 31라운드를 마친 시점에서 토트넘은 리그 17위7승 9무 15패·승점 30에 머물러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정규리그 31라운드를 마친 시점에서 토트넘은 리그 17위(7승 9무 15패·승점 30)에 머물러 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현지 매체들은 토트넘의 총체적 부진의 원인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던 '구심점의 부재'를 꼽는다. 지난 12일 영국 매체 가디언은 토트넘 선수단 내 팽배해진 패배주의를 언급하며 "손흥민,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에릭 다이어(AS 모나코) 등과 같이 팀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선수단과 팬들을 하나로 연결해 주던 선수들이 떠난 자리를 토트넘은 질적으로나 위상면에서 전혀 메우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새 주장의 리더십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손흥민에 이어 올 시즌 부터 주장 완장을 찬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올 시즌 잦은 퇴장과 징계로 수비진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 31경기에서 50실점(경기당 1.61실점)을 기록 중이다. 이는 리그 내에서 네 번째로 안 좋은 실점 지표다.

치명적인 줄부상도 발목을 잡았다. 중원의 플레이메이커 제임스 매디슨이 지난해 8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경기 도중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고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연이어 팀에서 이탈했고, 지난 22일 노팅엄 포레스트전(0대 3 패)에는 주전급 선수 일곱 명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구단 수뇌부의 방만 경영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가디언은 상업화에 매몰된 구단의 행태를 꼬집으며 "팀이 추락하는 와중에도 경기장 전광판에는 스카이워크 관광, 럭비, 미국프로풋볼(NFL), 팝스타 콘서트 등 돈벌이를 위한 행사 광고만 번쩍인다. 토트넘 수뇌부는 프로 스포츠를 가치 있게 만드는 본질을 완전히 망각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빈번한 감독 교체의 폐해를 언급하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이후 팀을 거쳐 간 사령탑들로부터 '실패의 문화에 젖어 있다'는 말을 지속적으로 들어온 선수단은 결국 스스로 실패의 문화에 젖어 있는 것처럼 무기력하게 경기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인디펜던트 역시 다니엘 레비 전 회장과 구단 대주주인 ENIC 그룹의 경영 실패를 지적했다. 지난 23일 매체는 "수년간의 과소 투자, 편법 그리고 경영 부실이 마침내 토트넘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비나이 벤카테샴 최고경영자(CEO)와 요한 랑게 스포츠 디렉터의 임명은 구단이 단행한 역대 최악의 인사라고 할 수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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