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게 시장에서 확인되면서 올해 실적 전망치도 줄줄이 상향 조정 중이다. 1분기에만 두 회사 영업이익이 7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23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35조원에서 많게는 40조원까지 예상된다. KB증권은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배 증가한 40조원으로 추정되고, 2분기는 11배 증가한 51조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도 최대 38조원까지 제시된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4분기와 마찬가지로 업계 내 가장 강력한 수익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AI 칩 양대 산맥인 엔비디아·AMD와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 계약이 잇따르면서 실적 기대감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연간 전망치도 장밋빛이다. 최근 골드만삭스 등은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239조원으로 상향 제시했고, SK하이닉스 역시 200조원 안팎으로 예상했다. AI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을 뿐더러 메모리 가격 상승세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돼서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미국 마이크론 역시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성적표를 내놨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3위인 마이크론의 2026년 회계연도 2분기(2025년 12월~2026년 2월) 매출액은 238억6000만 달러(약 35조9093억원)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반도체 초호황 기조가 증명됐다는 평가다.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차세대 메모리인 HBM4다. 전작 대비 20~30% 높은 공급 가격으로,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생산 물량을 3배 이상 늘리고, 전체 메모리 생산에서 HBM4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HBM 시장 선두인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 등 주요 기업들과 안정적인 공급 계약을 체결 중이다.
D램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이 계속 높아지는 현상도 호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90∼95% 급등하고, HBM을 포함한 평균 가격은 80∼8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내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최대 수백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서버·전력·GPU·네트워크 등 인프라 공급 부족이 심화하자 계획보다 더 많은 설비 투자를 조기에 집행하는 모양새다. AI 서버 한 대당 탑재되는 HBM과 D램 용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메모리 수요도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과거 반도체 사이클이 경기 변동에 크게 좌우됐다면, 지금은 AI라는 구조적 수요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HBM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메모리 경쟁력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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