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뚝뚝' 떨어지는데…유틸리티·건설株 웃었다

  • AI발 전력 수요에 원전 수혜 기대…국내 밸류체인 주목

  •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시 원자재 수급 불안은 변수

사진연합뉴스 제공
호르무즈해협 관련 지도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내 증시에서 건설·유틸리티 관련주가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대체 에너지원인 원자력이 다시금 주목받은 영향이다. 다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질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과 자재 수급 불안이 맞물리며 업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 지수와 'KRX 유틸리티' 지수는 이달 들어 각각 12.58%, 9.1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7.41%)와 코스닥(-2.62%)의 부진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이는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산업지수 중 수익률 1, 2위에 해당한다. 건설 업종에서는 현대건설, 삼표시멘트, 한전기술 등이 강세를 보였고, 유틸리티 업종에서는 SK이터넉스, 대명에너지, 한전산업 등이 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이 같은 강세는 고유가 상황에서 원자력이 현실적인 대체 에너지로 재부각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19일 한때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으며 2008년 역대 최고치(146.08달러)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미국 원전 건설 사이클 재개와 체코·폴란드 등 해외 대형 원전 수주에서 국내 기업들이 실질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전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첨단 제조업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탄소중립 목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투자 주제로 재부상하고 있다"며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전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미국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원전을 전략적 전력 인프라로 재인식하는 흐름을 강화하고 있으며, 한미 원자력 협력 기대까지 더해지며 국내 원전 밸류체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건설사에 대한 전망도 밝다. 세계 최대 원전 운영국인 미국이 AI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확대에 나서면서 밸류체인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대형 원전을 연속적으로 완공한 경험과 설계·조달·제작·시공관리 전반에 걸친 수행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는 리스크 요인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원유 수급 차질로 공장 가동률이 하락할 수 있다"며 "건축 자재 가운데 철근과 콘크리트를 제외한 상당수가 석유화학 제품인 만큼, 석유화학 가동률 하락은 자재 수급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쟁이 완화될 경우 재건 및 이란 개발 수요로 반사 수혜가 기대되지만 반대의 경우 자재 가격 상승, 수급 불안, 금리 상승 등으로 건설업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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