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이 93%의 높은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하고 5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동시에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가 주주총회를 열고 대규모 주주환원과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강조하는 시점과 맞물리며 노사 문제는 기업을 넘어 경제 전반의 이슈로 번지고 있다.
노조의 요구는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화와 보상 체계의 공정성이다. 이는 노동의 대가를 요구하는 문제로서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성과급이 기업 실적과 어떻게 연동되는지 불명확하다면 신뢰가 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노조가 문제 제기를 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원칙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노동권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산업 경쟁력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의 한복판에 있다. 최근 HBM4 양산 등으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 파업은 생산 차질을 넘어 시장 신뢰와 고객 관계까지 흔들 수 있다. 그 피해는 결국 노동자와 주주, 나아가 국가 경제로 되돌아온다.
사측의 경우 성과급 산정 방식과 보상 체계에 대해 불신이 있다면 이는 경영의 문제다. '사업부 간 형평성'이나 '상대적 박탈감' 등을 이유로 요구를 거부하면 설득력이 부족하다. 기준을 더 명확히 공개하고 납득 가능한 설명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축은 주주다. 420만 명에 이르는 삼성전자 주주는 안정적인 경영과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한다. 주주환원 정책 확대와 기술 경쟁력 회복이 맞물린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주주에게 전가된다. 노동과 경영, 주주 이익은 대립 개념이 아니라 함께 고려해야 할 '삼각 균형'이다.
결국 해법은 극단이 아니라 균형에 있다. 노조는 정당한 요구를 하되 기업 경쟁력과 시장 상황을 외면한 요구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사측은 비용 논리를 앞세울 것이 아니라 신뢰 회복을 위한 구조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 특히 성과급 체계는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동기와 공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제도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노사 갈등은 어느 기업에나 존재한다. 문제는 갈등의 존재가 아니라 해결 방식이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은 단기적 승패만 남길 뿐 장기적 신뢰를 무너뜨린다.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가느냐'다.
삼성전자는 한국 경제의 상징적 기업이다. 그만큼 노사 모두에게 요구되는 책임의 무게도 크다. 원칙은 간단하다. 공정한 보상, 투명한 기준, 지속 가능한 경쟁력.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지켜낼 수 있을 때, 이번 갈등은 위기가 아니라 한 단계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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