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한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전함 파견에 대해 "요청이 없었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다카이치 총리는 1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호위를 위한 자위대 함정 파견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측으로부터 아직 공식적인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일본과 관련된 선박과 승무원의 생명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법적 관점을 포함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오는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위대 파견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확보하기 위해 "이 인위적인 제약(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도 이곳으로 함정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안보 관련법에 따른 '존립위기사태'로 인정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법적 문턱은 매우 높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그동안 국제법상 위법한 무력행사를 한 국가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미군의 이란 공격에 대한 법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만큼, 다카이치 총리는 "확정적인 법적 평가는 아직 내리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실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본이 주도적으로 선박 파견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며, 외무성 간부 역시 "우선은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전부"라며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이란 공격의 근거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압박했으나, 다카이치 총리가 "미국과 국제법적 평가를 논쟁할 계획은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이란 공격에 대한 '지지하지 않음' 응답이 82%에 달해 정부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여권 내에서도 신중론이 확산하고 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자민당 정조회장은 15일 방송 프로그램에서 "법리상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으나, 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의 파견은 매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며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이즈미 방위상은 지난 15일 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약 30분간 전화 회담을 갖고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공유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19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이란 정세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직접 청취하고 일본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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