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설 | 기본·원칙·상식] 검찰 개혁, 몰아붙이기보다 원칙과 균형이 중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당 초선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한다. ‘검사들이 다 나쁜 건 아니지 않나’, ‘개혁은 그렇게 몰아붙여서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이다. 정치권에서 검찰개혁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나온 이 발언은 개혁의 방향과 원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긴다.

검찰개혁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 그동안 검찰권 행사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나 수사권 남용 논쟁이 이어지면서 제도 개선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권력기관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제나 견제와 책임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 권한 분산 등의 논의가 등장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개혁의 목적은 더 나은 제도를 만드는 데 있다. 또한 개혁은 원칙과 절차 속에서 추진될 때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다. 특히 사법과 수사 제도는 국가 권력의 핵심 축이다.

조금의 균형이 무너져도 권력 구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제도 개편은 충분한 논의와 검증을 거쳐야 한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개혁 속도와 방향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개혁의 기준이 ‘정치적 선명성’이 아니라 ‘국민의 삶’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혁이 특정 정치 세력의 승패나 권력 재편의 도구로 비칠 경우 국민의 신뢰는 쉽게 무너진다. 권력기관 개편이 실제로 국민의 권익 보호와 사법 정의 강화로 이어지는지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여당이 집권 세력이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야당일 때의 개혁 구호와 집권 이후의 제도 설계는 무게가 다르다. 집권 세력에게는 단순한 비판이 아니라 책임 있는 제도 설계가 요구된다. 대통령이 ‘여당은 높은 역사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검찰개혁은 한국 정치에서 오랫동안 반복된 과제다. 그러나 진정한 개혁은 속도나 구호로 완성되지 않는다. 원칙과 균형, 그리고 국민적 공감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제도로 자리 잡는다. 몰아붙이는 개혁보다 설득하는 개혁이 오래 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승부가 아니라 신뢰다.

 
이재명 대통령 수석보좌관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312
이재명 대통령, 수석보좌관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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