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게'는 오랜 기간 지역에서 신뢰를 쌓아온 소상공인을 발굴해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취지의 제도지만 현장의 괴리는 깊어 보인다. 소상공인들은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쳐 백년가게에 선정되고 있지만 명예로운 현판이 걸리고 나면 사실상 정부의 역할은 멈추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운영하는 새천년카 역시 지난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백년가게 인증을 받았다. 대전·세종 백년가게 협동조합 창립에 발기인 이사로 참여하면서 현재 장수소상공인 육성 정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며칠 전 협동조합 임원들과 함께 대전시장을 만나 백년가게 육성을 위한 두 가지 정책 제안을 전달했다. 첫 번째는 대전시 청년인턴 지원 사업에 백년가게 기업들의 참여를 넓히기 위한 제도 개선 건의였다. 하지만 담당자는 "요즘 청년들은 식당 같은 곳에 취업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백년가게는 전통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디지털 전환과 온라인 판매 등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백년가게들은 전통 음식 메뉴를 밀키트로 상품화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거나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전통 산업과 디지털 산업이 결합하는 과정에서 청년 인재에 대한 수요 역시 확대되고 있다.
또 하나 제안했던 것은 소상공인 지원 사업에서 백년가게 인증 기업에 일정한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이었다. 이에 대해 "특정 기업에 가점을 줄 경우 역차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나 현재 일부 정책에서는 공익적 목적에 따라 특정 유형의 소상공인에게 가점을 부여하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전시의 '자영업닥터제' 지원 사업은 착한가격업소, 장애인 소상공인, 국가유공자 소상공인, 청년 대표 소상공인 등에 대해 평가 과정에서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특정 유형의 사업체를 우대하는 것은 이미 정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한 우수 소상공인인 백년가게에 정책적 가점을 검토하는 것이 역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백년가게 제도가 장수 소상공인을 육성하겠다는 목적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인증 이후 성장 단계에서 정책적 연계가 이루어지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더 부합한다.
대한민국에서 소상공인은 지역 경제와 고용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그러나 장기간 생존하는 사업체의 비율은 높지 않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창업 후 10년 이상 생존하는 사업체 비율은 약 30%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에서 장수 소상공인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려는 백년가게 정책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인증'에서 끝나지 않는 것이다. 백년가게가 단순한 명패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성장하는 기업으로 발전하려면 정책 연계가 뒤따라야 한다. 청년 인턴, 디지털 전환, 판로 개척, 금융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백년가게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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