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10일 본격 시행된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산업 현장의 노사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법 시행 초기에는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판단이 향후 현장에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노동위원회의 공정한 심판 기능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노동계는 법 시행일인 10일부터 원청을 상대로 교섭 요구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 등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 기업을 상대로 교섭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조 역시 약 100개 원청 건설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임금체불 근절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원청 교섭 지원을 위한 실태조사와 조직화 작업을 추진한다. 양대 노총은 법 시행을 환영하면서도 시행령과 해석 지침이 현장에서 사용자 책임을 축소하거나 교섭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청 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가 확대되면 기업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자동차·조선·건설 등 협력업체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 속에서 원청이 여러 노조와 동시에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법 시행 초기에는 사용자 범위와 쟁의 대상,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등을 둘러싼 해석 충돌도 예상된다.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사용자성)’ 여부에 따른 교섭 의무 기준이 아직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원청 책임을 일부 인정하는 제도는 존재한다. 미국은 ‘공동사용자(joint employer)’ 규칙을 통해 시정명령 중심으로 분쟁을 해결하며 프랑스·독일 등 유럽 국가들도 대부분 교섭 분쟁을 노동행정기관이나 노동법원 절차를 통해 처리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원청이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규제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노동위원회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위원회는 원·하청 교섭 과정에서 사용자성 판단, 교섭창구 단일화, 합병·분할 등 경영권과 관련된 사안에 대한 노동쟁의 해당 여부 등을 일차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오는 4월 중순쯤 노동위원회에서 노란봉투법을 적용한 첫 사례가 나올 예정이어서 향후 법 적용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노사 갈등에 대해 조정·중재와 심판 기능을 담당하는 기구인 만큼 노동위원회가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처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