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민간 운용사에 의결권 맡긴다…수탁자 책임활동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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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에서 행사해 온 의결권 일부를 민간 자산운용사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위탁운용사가 보유 지분에 대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해 수탁자 책임활동을 강화하고 자본 시장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국내 주식 위탁운용의 수탁자 책임활동 활성화 방안’을 보고받고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투자에서 직접 투자한 기업에는 위탁운용사가 보유한 지분까지 포함해 기금운용본부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반면 국민연금이 직접 투자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만 위탁운용사에 의결권 행사를 맡기는 방식이다.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국내 상장기업은 총 599개다. 이 가운데 342개 기업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의결권을 행사했고, 나머지 257개 기업은 위탁운용사가 의결권을 행사했다.

앞으로는 위탁운용사가 보유한 지분에 대해서는 해당 운용사가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현재 ‘투자일임’ 방식으로 운용되는 일부 위탁자산을 ‘단독펀드’ 방식으로 전환해 운용사가 자사 명의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다만 국내 자산운용업계 역량과 제도 여건을 고려해 모든 운용사에 일괄 적용하기보다는 일부 운용사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시범 운영 결과를 평가한 뒤 제도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위탁운용 유형은 순수주식형, 액티브퀀트형, 대형주형, 중소형주형, 배당주형, 가치형, 장기성장형, 책임투자형 등 8가지다. 이 가운데 책임투자형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를 고려해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현재 전체 27개 위탁운용사 중 8곳이 해당 유형을 맡고 있다.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에 대해 수탁자 책임활동 관리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운용사 선정이나 평가 과정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여부나 책임투자 지침 마련 여부 등을 확인하고 일정 수준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관리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위탁운용사가 지켜야 할 수탁자 책임 활동 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고 이를 점검·평가해 자금 배정이나 회수 과정에 반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운용사의 책임 있는 의결권 행사와 기업 감시 역할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기금위는 이날 회의에서 대표소송 관련 가이드라인 개선 방안도 함께 보고받았다. 대표소송은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이사 등에 대해 회사가 직접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때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소송을 제기하는 제도다. 개선안에 따르면 대표소송 제기 여부는 원칙적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결정하되 필요하다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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