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의 본질은 권한 다툼이 아니다. 판단의 잣대는 오직 국민 이익이어야 한다. 우선 여당과 헌재의 주장은 분명하다. 사법 작용에 따른 기본권 침해를 구제할 통로가 제한돼 있다는 문제 의식이다. 법원의 확정 판결이라도 헌법에 위반되고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했다면, 헌법 수호 기관이 이를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법원 역시 헌법적 판단을 더욱 치밀하게 하게 돼 사법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깔려 있다.
반면 대법원과 일선 법관들은 우려한다. 헌법 101조가 규정한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3심제’의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확정 판결 이후 또 다른 불복 절차가 열리면 사실상 4심제가 되고, 소송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자본력 있는 강자가 재판을 반복해 약자를 압박하는 ‘소송의 무기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법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될 경우, 그 부담은 결국 국민이 짊어진다.
두 논리는 모두 헌법과 국민을 말한다. 그래서 더 냉정해야 한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헌법 질서의 정합성이다. 재판소원이 3심제의 근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지, 아니면 사법심과 헌법심의 기능적 분리 속에서 제한적 통제 장치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계가 필요하다. 둘째, 남용 방지 장치다. 무제한적 청구가 가능하다면 ‘소송지옥’ 우려는 현실이 된다. 엄격한 요건, 인용 범위의 제한, 심리 불개시 결정 제도의 강화 등 제도적 안전판을 갖춰야 한다. 셋째, 사법 신뢰의 실질적 향상 여부다. 인용률이 낮고 사건 적체만 심화된다면 국민에게는 또 하나의 절차적 부담일 뿐이다. 반대로 중대한 헌법 침해를 바로잡는 실효적 통로로 기능한다면 사법 정의는 한 단계 진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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