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장금상선이 올해 VLCC 매매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매수자로 등장했다. 특히 상장·비상장 여부를 가리지 않고 국제적으로 검증된 선주들로부터 선박을 대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정보 분석기관 베슬스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올 들어 장금상선이 성사한 거래는 30여척으로, 총 거래 금액은 25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입으로 장금상선의 글로벌 VLCC 보유 순위가 기존 12위권에서 3위권까지 상승했다고 평가한다. 선박 척수 기준으로는 세계 5위, 자산 가치 기준으로는 6위 수준까지 올라섰다.
장금상선은 그간 탱커·컨테이너·벌크선 등을 고루 운용해 온 종합 해운사다. 반면 원유선 부문에서는 장기 용선과 안정적인 운임 계약을 바탕으로 비교적 보수적인 선대 운영을 이어왔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해운 선사들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대비해 선대 과잉 공급 우려에도 불구하고 컨테이너선 발주를 줄이지 않고 있다. IM증권에 따르면 2026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2.4%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선복량 증가율은 4.6%로 공급 과잉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VLCC는 단위당 운송비가 낮고, 장기 운송계약(COA)이나 장기 용선 비중이 높아 단기 운임 변동에 따른 실적 타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선복 과잉과 단기 운임 의존도가 높아 시황이 꺾일 경우 운임이 즉각 하락하는 컨테이너선 운영과 다르다. 이러한 이유로 VLCC 비중이 높아지면 스폿 운임이 출렁이더라도 분기·연간 실적의 변동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최근 VLCC 스폿 운임은 안정적 상승세다. 클락슨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VLCC 스폿 운임은 일일 13만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연초 대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재정비는 장금상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컨테이너선 비중이 높은 HMM 역시 최근 몇 년 새 벌크선과 자동차 운반선을 잇달아 확보하며 선종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으로 커진 실적 변동성을 줄이고, 장기 운송계약 기반의 벌크 사업 비중을 키워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려는 포석이다.
앞서 HMM은 컨테이너선 매출 비중을 80% 미만으로 낮추고 벌크 비중은 2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장금상선의 VLCC 매입은 단기 수익을 노린 공격이라기보다, 변동성이 큰 해운 시장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 쪽에 가깝다"며 "장금상선뿐 아니라 국내 해운사들이 단기 시황에 좌우되는 컨테이너 비중을 줄이고, 계약 기반 사업이나 원가 경쟁력이 높은 선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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