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방선거] 전재수, 박형준 오차밖 우세...수성 '경고등'

  • 여론조사 첫 등판 주진우, 홍순헌 존재감 드러내 '눈길'

그래픽박연진 기자
[그래픽=박연진 기자]

부산 민심이 뚜렷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4개월가량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국민의힘 박형준 현 부산시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면서, 이른바 ‘낙동강 벨트’를 둘러싼 부산 정치 지형이 빠르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보수 성향이 강했던 지역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차기 시장 구도에서 야권 후보가 분명한 우위를 보이면서 지역 정가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부산언론인연합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이너텍시스템즈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차기 부산시장 가상 양자대결에서 전재수 후보는 46.7%, 박형준 시장은 38.4%를 기록했다.

격차는 8.3%포인트로,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벗어났다. 현직 시장의 수성 구도와 야권의 탈환 구도가 정면으로 맞서는 가운데, 야권 지지층의 결집이 수치로 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후보의 우세 흐름은 후보군을 모두 포함한 전체 인물 적합도에서도 이어졌다. 전 후보가 34.1%로 가장 높았고, 박 시장은 21.1%로 뒤를 이었다. 이어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11.4%, 김도읍 의원이 9.5%,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이 5.3%를 기록했다.

여기에 그동안 해운대구청장 출마 가능성으로만 거론돼 왔던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이 3.9%를 얻으며 존재감을 드러낸 점도 눈길을 끈다.

박 시장과의 별도 가상대결에서 홍 전 구청장은 32.4%를 기록해, 박 시장(39.2%)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했다.

정치권에서는 “기초단체장 이미지가 강했던 인물이 처음으로 시장급 경쟁 구도에 수치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박 시장 외에 주진우 의원과 김도읍 의원이 두 자릿수에 근접한 지지율을 확보한 점은 주목된다.

여권 후보군을 합산하면 전 후보 지지율을 웃도는 구조가 형성돼, 향후 경선 구도와 후보 압축 과정이 본선 경쟁력에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세대별 표심이다. 가상대결 기준으로 전 후보는 40대에서 62.6%, 50대에서 55.4%를 얻어 판세를 주도했다. 반면 박 시장은 70세 이상에서만 57.6%로 뚜렷한 우위를 보였을 뿐, 30대 이하와 중장년층에서는 상대적으로 힘을 받지 못했다. 이른바 ‘4050 허리 계층’에서의 야권 결집이 분명하게 나타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와도 맞물린다.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9.4%로, 부정 평가(35.1%)를 크게 앞섰다. 특히 40대와 50대에서 긍정 평가가 높게 나타나면서, 전 후보에 대한 지지 흐름과 상당 부분 겹치는 양상이다.

지역별로는 전 후보의 정치적 기반으로 분류되는 강서·북·사상·사하구가 포함된 3권역에서 전 후보가 50.6%를 기록해 박 시장(31.5%)을 크게 앞섰다.

해운대구 등이 포함된 4권역에서도 전 후보가 47.0%, 박 시장이 37.5%로 나타나 박 시장이 전 권역에서 고전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가 곧바로 본선 승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가상대결에서 ‘투표할 인물이 없다’는 응답이 11.0%에 달했고,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이 10.0%로 집계됐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1.9%, 국민의힘 40.7%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결국 부동층과 무당층의 이동 방향이 막판 판세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현직 시장의 행정 경험보다 장관 출신 후보의 중량감에 민심이 먼저 반응하고 있는 흐름으로 보인다”며 “여권은 4050 세대 이탈을 막을 경제·생활 문제 해법을, 야권은 후보 경쟁력과 검증 국면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향후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부산언론인연합회 의뢰로 이너텍시스템즈가 2월 5일부터 6일까지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무선 가상번호 80%, 유선 RDD 20%를 혼용한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4.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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