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없는 가성비 전기차. 중국 링파오(零跑·립모터)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이같은 전략을 앞세운 립모터는 지난해 중국 경기 침체 속에서도 약 60만 대를 판매하며 신흥 중국 전기차 업체 중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당초 목표였던 50만대를 훌쩍 넘어선 수치로 2024년 판매량의 두 배, 2023년의 네 배에 달한다.
이에 립모터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간 판매 목표를 100만대로 제시했지만, 최근 이를 105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장기적으로는 연간 400만대 판매가 최종 목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들은 립모터를 비야디를 이를 차세대 전기차 대표 주자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CCTV 기술 DNA'에서 출발한 가성비 전략
립모터는 크게 '저가 전략', '플랫폼 통합', '부품 자급화'라는 세 가지 기치를 앞세워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성비 기술 기업'이라는 차별화된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니오·샤오펑·리오토가 화려한 첨단 기술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달리, 립모터는 단순한 구조의 대량 생산 모델로 대중 시장을 공략했다.
립모터의 가성비 전기차 전략의 밑바탕엔 '다화 DNA'가 깔려있다. 립모터는 중국 최대 폐쇄회로(CC)TV 제조사 다화(大華)의 창업자인 주장밍 회장의 '제2의 창업' 결과물이다. 하이크비전과 함께 글로벌 CCTV 시장을 양분해 온 다화의 기술력을 물려받은 립모터는 설립 초기부터 핵심 기술 확보에 집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립모터는 전체 차량 부품의 약 70%를 자체 개발·생산하고 있다. 비야디(90%)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립모터의 가성비 전략도 원자재·부품·완성차를 아우르는 수직계열화에서 출발한 것이다.
車 제조보다 기술개발 초점 "전기차계 삼성전자"
립모터가 공장은 임대하고 생산 설비에만 투자하는 '경(輕)자산 모델'을 택한 것도 특이하다. 비야디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공장과 생산라인을 직접 소유하는 것과 다른 점이다.
립모터는 대신 연구개발(R&D)에 자원을 집중 투입했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중앙 통합 전기차 아키텍처 플랫폼 '쓰예차오(四叶草·네잎클로버, 영문명 LEAP)'다. 최근 3.5세대로 진화한 LEAP 플랫폼은 배터리 제어 장치(BCU), 모터 제어 장치(MCU), 전원 분배 장치(PDU)로 구성된 전기차 핵심 부품 '삼전(三電)'과 스마트 주행 시스템, 운전석을 하나의 중앙 박스로 통합했다.
LEAP 3.5 아키텍처는 부품 수를 대폭 줄이고, 부품 공용화율을 88%까지 끌어올렸다. A10, B01, B10, C10, C16 등 다양한 차종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듈만 바꿔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원가 절감과 개발 주기 단축이 동시에 가능하다. 립모터는 LEAP 3.5 플랫폼을 다른 완성차 제조업체에 라이선스 형태로 공급해 추가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립모터가 지난해 외부에 부품, 플랫폼을 공급해 창출한 매출만 약 2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IT 매체 36kr은 "립모터는 겉보기에는 자동차 회사지만, 실제로는 차량 부품의 65%를 자체 개발·생산은 물론 외부에도 판매하는 기술 기업에 가깝다"며 "스마트폰 산업의 삼성전자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R&D도 가성비...스텔란티스 후광 업고 세계로
특히 립모터의 R&D는 효율성과 실용성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립모터의 분기별 R&D 투자 평균은 약 10억 위안으로, 니오·샤오펑·리오토 등 중국 신흥 전기차 3인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는 기술 투자를 줄였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국 IT 전문 매체 오프위크는 "립모터는 시장 수요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바탕으로 제한된 자원을 가장 필요한 R&D 영역에 집중 투입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 립모터의 해외 진출도 성과를 냈다. 지난해 수출량만 6만대로 전년 대비 네 배 이상 증가한 것. 비야디의 연간 수출량 100만대와 비교하면 아직 격차는 크지만, 립모터 수출 물량의 90% 이상이 유럽에서 판매됐다는 점은 눈에 띈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와의 협력 덕분이다. 립모터는 자체적으로 해외 공장이나 판매망을 구축하는 대신 스텔란티스의 글로벌 유통망과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빠르게 유럽 시장에 안착했다. 2024년 말 유럽 시장에 공식 데뷔한 립모터는 현재 유럽 각국 650개 이상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스페인 현지 공장을 활용해 직접 생산에도 나서며 유럽의 전기차 무역 장벽을 우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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