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수사외압 의혹' 尹 첫 재판..."항명 수사 지시 안해"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측 '삼인성호' 언급하며 공소사실 부인

  • 지난 29일 모해위증 혐의 네 명 공판준비기일 먼저 열어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서울중앙지법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서울중앙지법]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수사 외압·은폐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측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3일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용서류무효 혐의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외압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7명도 함께 재판을 받는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에 피고인과 검찰(특검)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 절차 및 쟁점을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은 없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금규 특별검사보는 윤 전 대통령 공소사실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이 특검보는 경찰 이첩 기록에 대한 무단 회수, 박정훈 수사단장에 대한 보직해임 및 항명죄 수사 등의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변호인측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수사에서 제외하라는 지시가 있지 않았다 "며 "그 전제 하에 공소장에 기재된 사건의 기록 회수, 보직 해임, 유관 수사 변경, 항명 수사 지시를 공모한 바가 없다"고 했다. 이어 공소장 기재사실은 법리적으로도 정당한 권한에 따른 것으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 전 실장측은 기록 회수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공용서류무효 혐의에 대해서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채해병 사건을 최소화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대통령의 지시라고 이시원 전 공직기강 비서관에게 전달했음을 전제로 해야 한다"며 "이런 사실은 입증되지 않고 윤 전 대통령에게 기록 회수의 지시를 받은 사실도 없고 이 전 비서관에게 전달한 사실도 없어 실제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최초 단순 전달 외에 스스로 결정을 내리거나 지시 관여가 없었던 피고인을 공동의 의사로 특정범죄 행위를 위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해 자기의 의사를 옮기려 했다거나 사안의 경과에 대해 기능적 행위 지배를 했다고 볼 수 없다"며 "공동정범으로서의 공모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측은 먼저 순직한 고(故) 채수근 상병 희생에 대한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 송구한 말씀을 전했다. 또 사고 발생 경위 등 그 이유를 막론하고 불행한 사고가 있었다는 것에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전 장관측은 '세 사람이 말하면 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거짓말도 꾸며낼 수 있다'는 삼인성호(三人成虎)를 언급하며 특검측이 주장한 공소사실에 대해 대부분 부인했다. 

이 전 장관 변호인측은 "박정훈 대령은 채해병 사망 사건 이첩 보류 지시 등에 대한 목적이나 의도를 완전히 왜곡해 받아들였다"며 "대통령실에서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하라는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등의 일방적이고 자극적인 주장을 언론에 발표하고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일방적으로 언급 및 호도하면서 의혹이 불거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이 임 전 사단장을 비롯한 특정인을 제외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고 수사 과정 변경 등에 대한 부당한 지시가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3월 18일 오전 10시 10분에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속행하기로 했다. 이후 재판부는 4월부터 증인신문을 진행해 약 6개월 내에 재판을 마치기로 했다. 

해당 재판은 2023년 7월 19일 채상병이 순직한 이후 같은 달 31일 'VIP격노'로 불리는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계기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은밀히 움직여 수사를 은폐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이 전 장관은 이 과정에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해병대 수사단 수사 결과의 언론 브리핑 및 국회 설명 취소, 사건의 경찰 이첩 보류 등 수사 외압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사령관과 국방부의 신범철 전 차관,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검찰단장 등은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고 실행자로서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채상병 사망 사고가 발생한 후 약 2년 4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 전 장관 등 핵심 관계자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앞서 재판부는 해당 사건의 피고인이 12명인 만큼 수사 외압 관련 혐의를 받는 8명과 위증 등 나머지 혐의를 받는 4명의 공판준비기일을 나눴다.

지난달 29일 재판부는 군사법원에서 당시 해병대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을 모해할 목적으로 위증한 혐의(모해위증)로 기소된 허태근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 등 4명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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