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이 불 붙인 '설탕세'..."건강지켜야"vs"물가 오른다"

  • 청량음료 가격 10% 오르면 비만율 3.9% 하락 분석

  • 덴마크, 물가 상승 상황에 이듬해 지방세 폐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설탕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설탕 부담금(설탕세)' 도입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과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맞서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X(구 트위터)에 ‘마약보다 강력한 달콤한 중독, 국민 80% 설탕세 도입에 찬성’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는 어떠시냐"며 국민 의견을 물었다.

설탕세는 설탕이나 당류가 첨가된 식음료에 추가로 부과하는 세금이다. 현재 영국, 미국 등 전 세계 120여 개국이 설탕세를 도입한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과 각종 암,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2016년 회원국에 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바 있다. 영국은 청량음료에 설탕 함유량에 따라 리터당 0.18파운드~0.24파운드의 세금을 매기고 있다.

도입을 찬성하는 입장은 설탕세를 통해 건강을 증진시킬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미국에서는 청량음료에 대한 과세가 체질량지수(BMI) 감소로 이어졌다는 연구도 있다. 파브리스 에틸레 프랑스 파리경제학교 교수는 청량음료 가격을 10% 인상하면 비만율이 3.9%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반면 설탕세 도입은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고환율로 인한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섣부른 설탕세 도입은 다시 가격 상승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 덴마크는 2011년 비슷한 성격의 지방세(fat tax)를 도입했지만 물가상승과 식료품 산업 위축을 이유로 이듬해 설탕세를 폐지했다. 

여론은 설탕세 도입에 우호적이다.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지난 12~19일 국민 103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80.1%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류 ‘제로(0)’ 음료나 식품이 인기를 끄는 등 건강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건강세제(설탕세) 관련 해외연구 동향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 논문을 저술한 유호림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비자에 대한 간접세가 아닌 공급자에 대한 직접세 형태로 건강세를 부과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이 경우 공급자의 조세부담을 증대시키게 되므로 건강위해식품의 생산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담배 가격 인상도 흡연율 감소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며 "과학적 분석과 사회적 합의에 따라 대체당에 대한 적용 여부까지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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