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프리뷰] 김건희 1심, 특검 논리 어디서 막혔나…2심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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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에 대해 징역 15년을 구형했던 특검의 청구는 1심에서 징역 1년 8월 선고로 귀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는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모)과 정치자금법 위반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일부만 유죄로 인정했다. 자본시장법 혐의 중 2010~2011년 일부 행위는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보고 면소 처리됐다.

특검이 제시한 ‘주가조작 공모-대선 여론조사-권력형 금품수수’라는 3단 구조는 1심에서 유지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건의 중심을 주가조작과 정치자금에서 떼어내 금품수수 문제로 좁혔다. 특검 논리가 어디에서 멈췄는지, 그리고 2심에서 어떤 변수가 작동할지가 관건이다.
 
공모의 문턱에서 멈춘 주가조작 판단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특검은 김씨가 시세조종 세력과 공모했다고 봤다. 계좌가 단순히 이용된 수준이 아니라, 시세조종을 함께 실행했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재판부는 김씨가 자신의 자금이 시세조종에 이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했을 여지는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인식과 공모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려면 범행 전 과정에서의 역할과 공범과의 의사연락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하는데, 그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세조종을 하나의 계속된 범행으로 보지 않고 시기별로 나눠 판단하면서 일부는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가 방조 여부는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점은 여지를 남겼다. 공소장에 공동정범만 기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공모가 부정되자 그 아래 단계의 책임을 따져볼 구조는 열리지 않았다.
 
“전속성 없다”…여론조사 무죄의 기준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에서 특검은 ‘무상 제공=정치자금’ 논리를 펼치며, 다수의 여론조사가 무상으로 제공됐고 이는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여기서 ‘전속성’이라는 기준을 들었다. 전속성은 그 이익이 특정인에게만 귀속됐는지를 따지는 개념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김씨 부부에게 독점적으로 제공되고, 그 정치 활동을 위해 사용됐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재판부는 여론조사 결과가 여러 사람에게 함께 배포됐고, 계약서나 묵시적 계약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부족하다고 봤다. 비용 역시 다른 경로에서 충당된 것으로 판단했다. 오히려 명 씨가 미래한국연구소의 홍보와 자신의 정치 분석을 위해 자발적으로 실시한 영업 활동의 일환으로 보았고, 비용 역시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로부터 받은 약 2억4000만 원 등으로 이미 충당된 것으로 판단했다.

단순히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정치자금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남은 것은 알선수재…양형기준에 대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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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죄로 남은 부분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의 가방과 목걸이를 수수한 알선수재 혐의다. 알선수재는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사안을 대신 전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으면 성립한다. 실제로 청탁이 실현됐는지까지는 필요하지 않다.

재판부는 정부 차원의 지원 요청과 금품 수수 사이에 전체적·포괄적 대가관계가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금품을 먼저 요구한 정황은 없고, 대통령에게 청탁을 전달해 정책에 반영하려 했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전과가 없고 일부 반성하는 점도 고려됐다.

징역 1년 8월이라는 형량을 두고 평가는 엇갈린다. 영부인의 상징적 지위에 비해 가볍다는 지적과, 주가조작과 정치자금 부분이 무죄로 판단된 상황에서 남은 범죄 범위에 비춰 보면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맞선다. 1심은 사건의 성격을 ‘권력형 종합범죄’가 아니라 ‘지위에 기대한 금품수수’로 한정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남겼다.
 
2심 변수는 공모 보강과 공소장 변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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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의 관건은 특검이 1심에서 부정된 ‘공모 구조’를 얼마나 촘촘하게 보강하느냐에 있다. 특히 1심이 “공방 대상이 아니었다”며 판단을 유보한 방조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공소장을 변경할지가 핵심 변수다. 다만 방조는 책임 범위가 공동정범보다 제한적일 수 있어, 특검이 설정했던 공모 구조와는 결이 달라진다.

시세조종을 하나의 계속된 범행으로 보는 ‘포괄일죄’ 판단이 뒤집힐 경우 공소시효 기산점 역시 달라질 여지가 있어, 면소 판단에도 영향이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론조사 부분에서는 전속성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가 관건이다. 실질적 귀속 주체가 누구였는지, 묵시적 계약이 존재했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입증이 필요하다.

1심 재판부는 “검이불루 화이불치(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영부인의 처신에 일침을 가했다. 2심은 이 도덕적 지탄이 엄격한 법리적 유죄로 확장될지, 아니면 1심의 선에서 멈출지를 가르는 치열한 법리 공방의 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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