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붐 중심에 선 한국" 외신 주목...코스피 5000 안착할까

  • 블룸버그·FT "추가 상승 여력" 평가…개인 투자심리는 여전히 냉각

코스피가 장중 5000을 넘어선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장중 5000을 넘어선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수요 확대와 거버넌스 개혁이 맞물리며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외신들은 한국 증시가 글로벌 AI 붐의 핵심 수혜국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개인투자자 이탈과 차익 실현 리스크를 동시에 경고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50초께 전장 대비 1.89% 오른 5002.88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넘어섰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제시했던 ‘코스피 5000’ 목표 달성이다. 다만 이후 출회된 차익 매물에 코스피는 낙폭을 줄이며 42.60p(0.87%) 오른 4952.53로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며 이번 랠리가 한국이 경기 변동에 민감한 수출 주도 시장에서 글로벌 AI 붐의 핵심 수혜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오랜 기간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아온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정부 주도의 제도 개선으로 완화되면서 상승 동력(모멘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등 AI 설비 투자가 급증하면서 한국 주력 산업인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이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코스피 5000 돌파의 배경으로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꼽았다. 이 대통령과 여당은 주주 권익 강화를 목표로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 상법 개정을 단행했으며 현재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계 자산운용사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아시아 주식 총괄 조나단 파인즈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을 해결하고 있다”며 “현재 주가 상승은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시장에 유입되는 뉴스 흐름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FT는 이번 성과가 시장 개혁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이 대통령에게 추가적인 정치적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상승 가능성도 거론된다. 라이프자산운용의 강대원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코스피가 두 달 안에 6000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코스피는 아직 재평가 단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상화 단계에 접어든 것”이라며 “5000선도 과도하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여전히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1.6배로, MSCI 신흥시장 벤치마크 지수와 대만 가권지수(TAIEX)보다 낮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기업 이익 증가와 우호적인 거시 환경을 근거로 올해 한국 증시의 달러 기준 수익률이 2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외신들은 향후 리스크도 함께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2021년 증시 호황기와 비교해 크게 위축돼 있으며, 여전히 미국 주식 선호 현상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상승장이 상대적으로 소수의 기관투자자 매수에 의해 주도되고 있어, 차익 실현이 본격화될 경우 급격한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다.
 
FT도 많은 개인투자자가 여전히 한국 증시를 외면하고 있으며, 코스피 강세가 실물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관세 갈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역시 중장기 변수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외신들은 한국 증시의 구조적 개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주주 가치 제고를 목표로 한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제도 개편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경우, 코스피의 재평가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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