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대 국회에서 긴 논의 끝에 제정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AI기본법)'이 시행된다. AI기본법과 그 시행령 제정 과정을 지켜본 필자에게 많은 사람들이 물어본 말은 ‘AI기본법의 목적은 무엇인가’였다. 규제인가, 진흥인가라는 단순한 물음에 답하는 게 참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원칙적으로 진흥과 규제는 나누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규제라고 하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무엇인가를 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규제가 없는 영역에 규제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그 규제의 확실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투명한 규제가 무거운 규제보다 무섭다는 말은 이러한 의미에서 나왔다.
AI기본법은 그 법률명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AI 발전과 신뢰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법률이다.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음표는 남을 수 있다. 신뢰 조성을 위한다는 공적인 목적이 이더라도 필요한 것보다 과도한 규제를 부과하면 실제 시장 참여자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AI 신뢰 기반 조성이라는 목적하에 현재의 AI 사업자들이 준수하는 데 부담이 되거나 영업비밀에 관한 사항을 공개하도록 한다면 이러한 규제는 우려를 자아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AI기본법은 신뢰 구축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 AI 거버넌스에 관한 사항을 구체화하고 AI 기술의 무분별한 규제가 아닌 '고영향 AI' ‘위험관리’ ‘생성형 AI의 투명성 의무’ 등을 규정해 안전장치만을 마련하는 동시에 ‘AI 집적단지’ ‘AI 기술력 확보를 위한 R&D’ ‘학습용 데이터 제공을 위한 통합제공시스템 구축·제공’ 등 산업 지원을 강화하는 구조다. 즉 산업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핀만을 마련해 두는 방식이다.
아직 법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규제기관의 법 집행 방식에 따라 위 균형이 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사실 조사나 과태료에 대해서는 1년 유예기간을 설정하고 있다. 법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지나친 규제보다는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AI 생성물에 대한 워터마크 표시 의무화와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투명성 확보 등)를 시행하고 그에 따른 적정성을 살피겠다는 조치로 이해된다.
AI기본법은 AI 진흥과 신뢰 구축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최소한의 안전핀 역할을 한다. AI의 혁신과 사업 기반 확대는 기업이 기술의 윤리성과 안전성을 스스로 책임지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AI 기본법은 다양한 지원 방안들을 담아두고 있고 AI 사회의 안착이라는 최종 목표를 위한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현장에 성공적으로 우리 정부의 균형감 있는 태도가 향후에도 지속되어 AI기본법이 안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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