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 고삐를 죄고 있는 정부·채권단이 한화·DL·롯데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추가 자율 감축안을 내놓으라는 주문으로 해석돼 긴장하는 분위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난 26일 여천NCC를 방문해 현지 실사를 진행한 뒤 한화솔루션·DL케미칼·롯데케미칼 경영진과 NCC 자율 감축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산은 고위 관계자는 3사에 현재 운영 중단 중인 여천NCC 3공장(연 47만t) 폐쇄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안 제출을 요청했다. 또 여천NCC 1공장(90만t)과 2공장(91만t), 롯데케미칼 여수 NC공장(123만t)을 추가 감축하면 정부·채권단 차원에서 금융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한화솔루션·DL케미칼·여천NCC의 주채권은행이고, 롯데케미칼의 부채권은행이다. 해당 고위 관계자는 산은에서 석화산업 구조조정과 채권단 관리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석화 기업들이 정부에 요청한 채권 만기 연장과 추가 자금 대출의 키를 쥐고 있는 인사가 여천NCC에 핀포인트로 방문한 만큼 해당 기업들이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은은 3사에 세부적인 감축안 도출 등을 요구하면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지원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도 명확히 했다는 후문이다.
한화솔루션·DL케미칼·롯데케미칼은 NCC 통폐합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사가 공동 출자한 자회사를 2027년 1분기까지 설립하고 여천NCC 1·2공장과 롯데케미칼 여수 NC공장을 통합 운영하는 게 목표다.
이달 초부터 삼일회계법인 등이 진행 중인 실사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합작회사 설립 계획과 추가 설비 감축안을 도출해 내년 1월 중 정부에 제출한다는 구상이다.
3사가 추가 감축안을 내면 업계 전체 NCC 감축량은 당초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최소 270만~최대 370만t을 100만t가량 초과하게 된다. 석화 업계는 정부와 채권단이 기업들의 자율 감축안을 선별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기업 간 합의로 도출한 자율 감축안이 정부·채권단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기존 감축안만 수용하는 대신 지원 규모도 줄일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석화 기업 자율 구조조정안 제출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채권단 측 인사가 개별 기업과 접촉하는 것은 구조조정 처리 과정에 대한 신뢰를 낮추는 행위"라며 "(기업으로서는) 자구책 중 정부 마음에 드는 것은 수용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준비 작업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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