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과거 시장을 교란했던 '텅스텐 혼합 금' 사기가 더욱 정교해진 수법으로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베트남 현지에서는 베테랑 금은방 상인들조차 육안과 일반 장비로는 구별할 수 없는 가짜 금에 속아 수백만 원 상당의 피해를 입는 사례가 속출하며 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22일 베트남 청년 신문에 따르면 이날 베트남 금 시장에서 SJC 금괴 가격은 1억5750만 동(한화 약 885만원)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사이공 주얼리 컴퍼니(SJC), 도지(Doji), 바오띤민쩌우(Bao Tin Minh Chau) 등의 금괴 가격은 매입가 1억5550만 동, 매도가 1억5750만 동에 거래했다.
호찌민시의 금은방을 운영하는 A씨에 따르면 최근 한 고객이 98% 순도의 금목걸이를 판매하러 왔다고 전했다. 그는 수중 밀도계로 검사했을 때 95.9% 순도로 측정됐고 겉모습은 99% 순금과 유사했다고 회상했다. A씨는 98% 순금 가격으로 구매했으나, 이후 다른 금 매입업자로부터 구매를 거절당했다. 알고 봤더니 정밀검사 결과, 해당 제품은 텅스텐이 섞인 주물 금으로 실제 순금 함량은 10.03돈 중 8.5돈에 불과했다.
A씨는 "과거에는 텅스텐을 금과 함께 녹여 속였지만 이제는 더욱 정교한 주조 방식으로 제작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99% 순금으로 감정되던 제품조차 섞인 경우가 많다"며 "요즘은 전문가도 속기 쉽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일부 피해자들은 10돈을 구매하고도 4돈 가까운 손해를 본 사례가 보고됐다.
응우옌 응옥 쫑 뉴파트너 골드 컴퍼니 대표는 "텅스텐 혼합 수법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다"고 밝혔다. 텅스텐의 밀도는 19.25g/cm³로 금의 19.3g/cm³과 거의 같아 밀도 테스트만으로는 감별이 불가능하다. 금의 녹는점이 1063도씨고 텅스텐의 녹는점은 3410도씨로 높기 때문에 금이 녹을 때 텅스텐은 완전히 녹지 않아 내부에 남는다. 이로 인해 외관상 구별이 어렵다.
호찌민시 귀금속보석협회 관계자는 "텅스텐을 초미세 분말로 만들어 금과 함께 녹인 뒤 겉에 순금을 코팅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혼합 비율은 50대 50에서 70대 30까지 다양하며 텅스텐 비중이 높을수록 순도는 낮아진다. 소비자가 육안이나 단순 감별기로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고 금은방조차 전문 분석 장비 없이는 판별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검증된 금은방에서 거래하고 개인 간 거래나 시세보다 저렴한 금 거래를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금은방 업주들도 정밀 분석 장비를 갖추고 거래 전 순도 검증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베트남 중앙은행은 귀금속 제조용 원재료 공급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금은방은 중고 제품을 사들여 재사용하며 모든 거래에 세금계산서를 발급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국내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높다는 점을 이용해 해외에서 금 제품을 들여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조작된 금의 재등장은 금 거래 업계 전반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감시 강화와 표준 감정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