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戰 종전 중재 가속...마이애미서 우크라, 러와 잇따라 회동

  • 젤렌스키 "협상 실패 시 다른 선택지"

베를린에서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왼쪽과 윗코프 특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베를린에서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왼쪽)과 위트코프 특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중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마이애미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을 잇따라 만나며 본격적인 협상 국면에 들어섰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미국 주도의 종전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다른 선택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9일(현지시간) 마이애미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회동한 데 이어 이르면 20일 러시아 대표단과도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대표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참여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이끌었으며, 러시아 측에서는 키릴 드미트리예프 푸틴 대통령 특사가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러시아 기자들에게 “논의가 건설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논의가 시작됐으며 오늘 계속되고, 내일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앞서 14~15일 독일 베를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안전보장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유사한 수준의 안보보장을 제시했으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반대해온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메시지에서 미국 주도의 종전 협상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 다른 선택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국가안보보좌관급 3자 회담을 제안했다며 “이런 회담이 전쟁포로 교환이나 3자 정상회담 합의로 이어질 수 있다면 우린 그러한 제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마이애미로 이동 중이라며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는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해당 영상에 대해 “폭풍 구름을 뚫고 나오는 빛”이라며 “전쟁을 부추기는 세력들이 우크라이나를 위한 미국의 평화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해 밤낮 없이 움직이고 있다”고 적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선거 문제에 개입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전날 연례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 “우크라이나 선거의 시기나 형식은 푸틴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이 선거는 오로지 우크라이나 시민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따라서 그는 결과는 물론 그 어떤 것도 좌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재외 국민의 투표를 위한 인프라 구축 작업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대선을 실시할 경우 선거 당일 우크라이나 영토 깊숙한 곳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에 거주하는 500만~1000만명의 우크라이나인도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투표는 우크라이나 통제 지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시민에 의해 진행돼야 한다”며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서는 선거를 실시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선거 실시 조건으로 안전과 법적 기반을 강조하며 “군인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 보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휴전 조건과 관련해 "양측이 현 전선에서 멈추는 것이 타협안"이라며 도네츠크 지역 내 러시아 비점령 지역은 우크라이나가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돈바스 지역을 자유경제구역으로 설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결정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와 유럽의 직접 대화를 언급한 데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를 설득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국가는 미국”이라며 “미국의 대안을 찾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다시 한번 “미국 주도의 종전 협상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 다른 선택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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