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증시의 조연에 머물렀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올해는 코스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통상 연말은 기관들의 장부 마감으로 시장이 위축되는 시기지만 올해는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종목이 잇따르며 이례적인 IPO 산타랠리가 펼쳐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규 상장한 기업 9곳 가운데 7곳이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보다 2배 이상 올랐다.
특히 전날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리보핵산(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 기업 알지노믹스는 개장 직후 공모가(2만2500원) 대비 300%(6만7500원) 오른 9만원에 직행하며 따따블을 기록했다. 지난 4일 상장한 에임드바이오에 이어 이달에만 두 번째 4배 상승 종목이 나왔다.
공모주 열기는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9일 상장한 테라뷰는 공모가 대비 100% 상승하면서 따블을 기록했고 16일 상장한 아크릴은 243.59%의 수익률로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의 투심은 청약 증거금 규모에서도 확인된다. 에임드바이오(15조3552억원)를 시작으로 알지노믹스(10조8426억원) 등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잇따라 유입되며 시중 유동성이 공모주 시장으로 집중된 모습이다.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킨 주역으로 한국거래소의 '심사 속도전'도 꼽힌다. 전날 따따블을 기록한 알지노믹스는 상장 예비심사 청구부터 승인까지 단 39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는 최근 10년 내 코스닥 상장 심사 중 최단 기록으로 평가된다.
그간 심사 지체로 불확실성에 시달리던 예비 상장사들 사이에서는 거래소의 속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심사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시장 상황이 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며 "최근 40일대 기록 같은 예측 가능한 일정은 발행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신뢰를 주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IPO 열기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인공지능(AI) 기업들이 대거 대기 중이어서다. 다만, 단기 과열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IPO 시장은 펀더멘털뿐 아니라 유동성과 거래소의 정책적 의지가 맞물린 장세"라며 "묻지마 투자가 아닌,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꼼꼼히 따져보는 옥석 가리기가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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