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다음은 희토류" 고려아연 10.9조원 美 제련소 설립

  • 미국 정부·기업 대규모 투자 유치

  • 핵심광물 공급망 중심으로 급부상

사진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가운데)이 온산제련소를 방문해 미국 수출을 앞둔 비스무트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고려아연]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방산기업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아 10조9000억원 규모의 미국 내 핵심광물 제련소를 세운다. 중국을 배제한 미국과 우방국의 블록화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희토류·핵심광물 영역에서 회사 존재감을 키우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띄운 승부수다. 마스가 프로젝트에 이어 한국 기업과 미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두 번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미국 내 제련소 '크루시블 메탈' 건립을 위한 합작법인(JV) '크루시블 JV' 설립을 승인했다. 고려아연이 약 3조원 규모 미국 내 법인을 설립하면 미국 상무부·국방부와 미국 주요 방산 기업이 여기에 1조원을 투자하고 남은 2조원은 JV가 미국 현지에서 차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미국 정부는 크루시블 JV의 지분 40%를 보유하게 된다.

고려아연은 이어 JV와 연계성을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미국 정부와 방산기업은 고려아연 지분 10%가량을 확보하며 혈맹 관계를 맺게 된다. 이후 제련소 건립을 위한 추가 비용인 약 7조원은 미국 정부와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통해 조달하고 이를 고려아연이 연대보증할 전망이다.

크루시블 메탈은 2027~2029년을 단계적으로 건립되어 상업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연 아연 30만t, 납 20만t, 구리 3만5000t, 희소금속 5100t 생산을 목표로 한다.

고려아연은 아연, 납, 동 등 기초광물뿐 아니라 안티모니, 비스무트, 게르마늄, 갈륨 등 핵심광물을 광석에서 불순물 없이 뽑아내는 세계 최고 수준 습식 제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희토류·핵심광물 제련에 동반되는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정부와 방산 기업은 이러한 기술력에 주목해 탈(脫)중국 희토류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 고려아연을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지난 8월 고려아연은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고려아연 측은 "미국 핵심광물 공급망 내 전략적 지위 확보 및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기업·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영풍은 이사회 결정에 반발하며 "미국 정부가 프로젝트가 아닌 고려아연 지분에 투자하는 것은 사업적 상식에 반하는 경영권 방어용 백기사 구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유상증자가 신주인수권의 예외에 해당하지 않음을 강조하며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과 취소 소송 등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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